“의대수능 누가 만든거야!” 낙동강 오리알 현역 마지막 눈치게임

“현역만 피해자” 눈치게임 휘말린 수험생들
정시 컨설팅 올해도 인기…시간당 100만원까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하이퍼학원에서 열린 2025학년도 수능 가채점과 의약학 정시지형 설명회에서 한 학부모가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현역들에겐 너무 힘든 입시네요. 최저학력기준 등급을 못 맞출 줄은 몰랐습니다.” 수능 성적 발표 직후, 한 학부모는 수험생 커뮤니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현역만 최대 피해자”라는 등 이 학부모에 동조하는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의대 증원 여파로 최상위권 수험생이 대거 몰리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들이 성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는 불만이다.

의대 증원 여파로 역대 가장 많은 졸업생이 응시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예년보다 쉽게 출제되면서, 정시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에 수험생이 몰려 대학별 표준점수 반영 비율에 따라 입시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며 입시 컨설팅 수요도 올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상위권 변별력이 있었는지를 두고는 입시 업계와 평가원 분석이 갈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수학 모두 지난해보다 변별력이 크게 약화됐다. 영어 1등급은 2만8587명으로 의대나 서울권 주요대에서는 변별력이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 역시 “최상위권에게는 동일하게 쉬운 시험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국어·수학 과목 만점자 비율이 0.2~0.3%이고, 영어 1등급 비율도 6.2%이기 때문에 과목들을 조합하면 종합적으로 의대생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는 정시 입시 컨설팅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5년째 온라인으로 수험생들의 입시 컨설팅을 하고 있는 손모씨는 이날 오전 수능 성적표 발표 직후 선착순으로 컨설팅 접수를 받기 시작했는데, 오전 10시인 현재 이미 절반이 신청했다. 컨설팅 비용은 시간당 60만원. 이 학원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상위권 수험생들이 전략적으로 원서를 넣어야 해 수능을 치른 직후부터 예년보다 2~3배는 많이 문의가 들어왔다”고 했다.

정시 컨설팅은 학생 수능 및 내신 성적에 맞춰 지원이 유리한 학교 혹은 경쟁률이 낮은 대학과 전공 등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다. 학부모에 따라 수능 직후, 혹은 수시 합격자 발표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수차례 컨설팅을 받는 경우도 있다. 유명 학원부터 중소형 학원까지 컨설팅 업체는 다양하지만, 수십 명씩 대기가 밀리는 경우도 많다. 수능 직전 유명 업체 정시 컨설팅 예약을 시도한 학부모 김모(50)씨는 “1차 접수에 실패해 2차 접수를 다시 도전했는데, 280번대 대기 번호를 받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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