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北 원점타격’으로 계엄 빌드업 구상?…거론에 합참 반대

野 “김용현이 ‘오물풍선 원점타격 지시’ 제보 있어”…합참 “지시는 없었다”
김용현 주도로 관련 ‘토의’는 있었던 듯…합참의장이 반대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북한 오물 풍선이 올 경우 ‘원점 타격’에 나서는 방안을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 앞에서 거론했지만, 합참은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분계선(MDL) 이북을 선제공격함으로써 국지전을 유발, 비상계엄의 명분을 확보한다는 구상까지 김 전 장관의 생각이 미쳤던 것 아니냐는 추측에 이를 수 있는 대목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장관이 지난주부터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북에서 오물풍선이 날아오면 경고 사격 후 원점을 타격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런 지시를 김 의장과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이 반대했다.

합참은 이에 대해 “‘원점을 타격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전 장관이 주도하는 원점 타격과 관련한 전술 토의가 최근 합참에서 이뤄진 적은 있었으며, 김 의장은 실제로 거기에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이 주도한 ‘토의’가 얼마나 자율적 분위기에서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김 전 장관은 원점 타격 방안을 반대하는 김 의장을 질책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군은 다양한 작전 상황에 대한 토의를 수시로 실시한다”면서 “원점 타격하라는 지시가 없었으므로 의장이 이를 거부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남쪽을 향해 풍선을 띄운 것은 지난달 28일 야간부터 29일 오전까지다. 계엄 선포 나흘 전이다.

물론 원점 타격은 군이 언제나 가지고 있는 옵션 중 하나다. 북한의 공격이 명백하게 예상되거나 벌어진다면 원점을 타격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합참은 북한 오물 풍선과 관련해 이날 “필요시 우리 군의 군사적 조치는 상황평가를 통해 결정된다. 군은 북한군에게 선을 넘을 경우 군사적 조치를 실시한다고 사전 경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리면 상황 평가를 거쳐 필요한 수준의 단계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여기에서도 원점 타격이 배제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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