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억짜리 G90 보셨나요?”…제네시스, 두바이서 럭셔리 정점을 찍다

제네시스 두바이 셰이크자예드 쇼룸 르포
맞춤형 車 제작 서비스 ‘원 오브 원’ 도입
‘G90 롱휠베이스 원 오브 원’ 등 스폐셜 모델 전시
중동시장서 맞춤형 모델 50대 판매
맞춤 제작 프로그램 글로벌 확대 검토


제네시스 두바이 셰이크자예드 전시장에 ‘G90 롱휠베이스 원 오브 원’ 모델이 전시돼 있다. 두바이=서재근 기자


[헤럴드경제(두바이)=서재근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대표 도시 두바이 시내 중심부를 관통하는 셰이크자예드 로드에 들어선 제네시스 전시장에 들어서자 익숙하면서도 낯선 모습의 준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GV80 스폐셜 모델이 럭셔리한 위용을 뽐냈다.

지난해 말 900㎡ 규모로 세워진 이곳 셰이크자예드 전시장에는 엔트리 세단 G70을 제외한 브랜드 전 라인업 7대(G90 원 오브 원, G80, GV80, GV80 트와일라잇 에디션, GV80 쿠페, GV70, GV60)의 차량이 전시돼 있다. 특히, 전시차량 가운데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GV80 트와일라잇 에디션(원 오브 원 스폐셜 에디션)과 플래그십 세단 G90 원 오브 원 모델은 첫인상에서부터 중동 자동차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하는 제네시스의 의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제네시스 두바이 셰이크자예드 전시장 내부 전경. 두바이=서재근 기자


제네시스가 지난 2021년 중동에 처음 도입한 ‘원 오브 원’은 고객의 취향과 선호, 개성을 반영한 맞춤형 차량을 주문 제작,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오일머니’ 부호들의 존재로 자동차 시장 내 하이엔드, 럭셔리 수요가 견고한 중동에서 고객 수요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현지 특화 전략으로 맞춤형 정장을 의미하는 ‘비스포크’를 자동차 영역에 구현했다.

제네시스는 원 오브 원 고객과의 프라이빗한 상담을 통해 소재, 컬러, 디자인 등 고객의 개성과 취향이 차량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여러 영역에 걸쳐 맞춤 제작을 추진한다. 차량의 모든 디자인은 제네시스 디자이너들이 담당하며, 다양한 분야의 장인과 소통하며 최고의 품질로 맞춤형 차량을 제작하고 있다.

‘G90 롱휠베이스 원 오브 원’ 외관. 두바이=서재근 기자


특히, 이곳에서는 제네시스가 원 오브 원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모델이 전시돼 있다. 실제 한 중동 유명 사업가 고객이 의뢰해 만들어진 ‘G90 롱휠베이스(LWB) 원 오브 원’이 그 주인공이다.

차량의 디자인 윤곽은 일반 G90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차량의 컬러와 소재, 곳곳에 반영된 디자인 요소는 같은 브랜드 차량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의 퀄리티 차이를 보여준다.

해당 모델은 서로 다른 블랙의 투톤으로 외장이 꾸며졌다. 상단 ‘블랙 매트(무광)’와 하단 ‘블랙(유광)’이 조합된 색상은 품격 있고 우아한 느낌을 강조한다. 블랙은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고급미, 세련미, 우아미를 가진 대표적인 색상으로, 투톤 블랙 색상은 고객의 강한 의지와 결단력 있는 성격을 반영함과 동시에 큰 명성을 추구하는 바람을 드러냈다는 게 제네시스 측의 설명이다.

‘G90 롱휠베이스 원 오브 원’ 실내. 두바이=서재근 기자


‘G90 롱휠베이스 원 오브 원’ 모델 실내. 두바이=서재근 기자


디자인 차별 포인트의 백미는 실내에서 찾을 수 있다. 다크블루와 라이트블루 등 파란 계열의 색상이 크게 투톤으로 운전대와 시트 등에 걸쳐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스티치 등 마감이 고급미를 극대화했다. 이 외에도 차량 옆 지면에 조명을 비춰 필기체의 ‘One of One’ 글자를 남기는 웰컴라이트가 적용된 것은 물론 헤드레스트 앞면에는 자수로 새겨진 ‘One of One’ 문구와 뒷면에는 차량 구매자 가문의 문양까지 새겨져 있다. 차량의 가격은 무려 140만디람(약5억4200만원)으로 현재까지 제네시스에서 판매된 차량 가운데 가장 비싸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이 같은 모델이 만들어지기까지 고객 요구 사항에 따라 5~7개월이 걸린다. 해당 모델의 제작 기간은 7개월이다. 제네시스는 향후 국내에서도 원 오브 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적용 차량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제네시스 두바이 셰이크자예드 전시장에 ‘GV80 트와일라잇 에디션’ 모델이 전시돼 있다. 두바이=서재근 기자



제네시스는 원 오브 원 외에도 원 오브 원의 장인 정신과 기술을 집약해 완성한 ‘스페셜 에디션 바이 원 오브 원’을 내놓으며 중동 수요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방문객들을 맞이한 GV80 스폐셜 모델이 대표적인 사례다.

걸프협력회의(GCC) 6개 국가(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전용 ‘GV80 트와일라잇 에디션’은 중동 지역 첫 스페셜 에디션으로 단 20대만 제작됐다.

일출, 일몰 순간의 중동 사막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된 스폐셜 모델은 먼저 외관의 경우 ‘아라비안 골드’와 블랙이 어우러진 투톤 조합 1가지와 ‘아라비안 블루’와 블랙이 조합된 투톤 조합 1가지로 총 2개 선택지로 완성된다.

‘GV80 트와일라잇 에디션’ 모델 실내. 두바이=서재근 기자


전시차량에 적용된 아라비안 골드는 햇빛에 빛나는 아라비안 사막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 아라비안 블루는 일몰 후 어두운 하늘이 별빛과 함께 푸르게 빛나는 모습을 구현했다. 내장은 일몰 때 사막이 오렌지빛 노을로 물드는 것에서 영감을 받은 ‘트와일라잇 오렌지’ 색상으로 꾸며졌다.

제네시스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일을 기념해 제작한 ‘GV80 쿠페 그린 팔콘’을 10대 한정으로 내놓는 등 스페셜 에디션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제네시스는 원 오브 원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사우디 21대, 카타르 6대, 쿠웨이트 7대, UAE 5대 등 50대가량을 중동 시장에서 판매했다. 내년에는 G90 스페셜 에디션 차량도 선보일 예정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원 오브 원과 스페셜 에디션을 앞세워 중동 자동차 시장 내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고유의 브랜드 영역을 현지에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원 오브 원의 가치를 중동 고객이 더욱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행사를 개최하는 등 기회 마련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두바이 셰이크자예드 전시장 전경. 두바이=서재근 기자


한편, 제네시스는 중동 시장에서 지난 2022년 두바이 비즈니스 베이에 제네시스 아중동법인(GMEA)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을 추진해 왔다. 현지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을 이룬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제네시스는 GV70와 GV80로 현지 SUV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G80, G90 등 세단 모델로 럭셔리 플릿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중동 시장 판매대수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1078대), 2021년(2824대)을 지난 뒤 GMEA가 설립된 2022년 4602대, 2023년 6700대를 기록,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네시스는 현재까지 중동 7개국 9개의 딜러(대리점)를 통해 현지 시장에 브랜드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5개 국가에 총 9개(사우디아라비아 3개소, UAE·이스라엘 각 2개소, 바레인·오만 각 1개소)의 제네시스 전용 거점을 열며 공격적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해 오고 있다. 향후 이집트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 신시장으로의 거점 확장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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