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수사 경찰이 검찰 보다 빨랐다… ‘계엄 설계자’ 김용현 압수수색영장

8일, 수사관 50여명 공관·집무실 보내
검찰보다 먼저 영장 확보, 수사경합 우위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장관 [연합]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12·3 비상계엄’을 설계·주도한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경찰이 8일 오전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 했다. 검찰과 경찰이 나란히 내란죄 수사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담 수사팀 수사관 50여명을 한남동 국방부 장관 공관, 국방부 청사 장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120여명 규모의 비상계엄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린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경찰은 전날 오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6일 비상계엄 사안으로 고발당한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목현태 국회경비대장 등 3명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했고 현재 분석 중이다. 또 김 서울청장으로부터 계엄령 선포 직후 여의도 국회 등에 투입된 경찰들이 나눈 무전통신 자료를 제출받았다.

국가수사본부 [연합]

현재 경찰은 계엄 사태 이후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박안수 당시 계엄사령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 지휘부 등을 내란죄 혐의 등으로 고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고 있다. 6일 민주당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내란죄의 핵심 공범’으로 지목하며 추가 고발했는데 이 건도 병합해 들여다 보고 있다.

검찰-경찰이 나란히 계엄 관련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는 형국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1시 30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한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현재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송된 상태다. 검찰은 긴급 체포한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조만간 법원에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긴급체포로 구금 가능한 시간은 48시간이다.

휴대전화는 검찰이 먼저 확보했으나 경찰은 공관과 집무실에서 12.3 비상계엄 막전 막후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증거물을 찾는 데 주력하겠단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서 검경의 ‘수사 경합’(동일 범죄사실 수사)이 본격적으로 벌어진 형국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찰은 경찰과 수사 경합이 벌어지면 경찰에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경찰이 검찰보다 먼저 영장을 청구했다면 해당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계속 수사할 수 있다.

국수본 관계자는 “경찰 자체적인 판단으로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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