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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채권개미들도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1년 사이 3배로 급격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보관액은 17조원에 육박,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보관액은 117억3834만달러(약 16조6720억원)로 집계됐다. 데이터 조회가 가능한 지난 2011년 이후 연간 기준 최고치다.
미국 채권 보관액은 올해 들어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관액이 42억8916만달러(약 6조906억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 약 3배로 증가한 것이다.
채권뿐 아니라 미국 국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국내 투자자의 자금이 몰렸다.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트레저리 불 3X 셰어스 ETF’의 보관액은 지난 4일 현재 13억2588만5132달러(약 1조8824억원)다.
또 ‘아이셰어스 20+ 이어 트레저리 본드 ETF’ 보관액은 7억9682만909달러(약 1조1317억원), ‘아이셰어스 20+ 이어 US 트레저리 본드 JPY 헤지드 ETF’는 7억8313만311달러(약 1조1123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과 장기채 ETF 보유 금액이 급증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을 하면서 30개월 만에 통화 정책을 전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공약 실행에 따른 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하지만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우세하다.
특히 최근 발표된 11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가 52.1%로, 지난달(56.0%) 및 시장 예상치(55.5%)보다 부진했다는 점도 금리 인하 전망을 뒷받침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다만 시장은 연준이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더디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뉴욕타임스(NYT) 주최 행사에서 미국 경제가 놀랍도록 좋으며 지난 9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하로 경기는 더 좋은 상황에 있다고 평가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파월은 경기가 강한 만큼 중립 금리를 찾는 데 더 신중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며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까지 25bp(1bp=0.01%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4.50%(상단 기준)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중립 금리는 3.00%에서 최대 4.00%까지도 거론되고 있는데, 인하를 할 때마다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중립 금리에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