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나 작사가. [김이나 씨 인스타그램]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 속 유명인들이 ‘사상 검증’ 도마에 오른 가운데, 작사가 겸 방송인 김이나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의혹을 받고 해명했다.
김이나는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댓글로 “일베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저는 아직까지도 그 출처가 일베인지 알지도 못한다”며 “저도 계엄령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분노 속에 있는 시민 중 하나”라고 밝혔다. 자신의 정치 성향이 보수이든 진보이든, 계엄령에 대해 확고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가 남긴 이같은 댓글은 한 누리꾼이 “계엄령 어떻게 생각하세요? 탄핵 찬성하시나요? 2찍이세요?”라고 남긴 댓글에 대한 답변이다.
김이나가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쓴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김이나가 이같은 해명에 나선 것은 과거 인터넷 방송 채팅창 등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의심되는 ‘좌장면’, ‘훠궈’ 등을 사용했던 과거 발언이 탄핵 정국 속에 뒤늦게 ‘색출’ 당했기 때문이다. 해당 용어는 흔히 알려진 일베 용어는 아니지만, 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맥락을 포함하고 있어 이같은 의혹이 불거졌다.
누리꾼들은 “직업이 작사가인데 단어 뜻도 모르고 막 뱉지는 않았을 거 같다”, “좌장면, 훠궈, 삼일한은 어떻게 알고 쓰신 거냐”, “출처가 일베인 건 몰라도 단어 뜻은 아시지 않나? 단어 뜻도 모르고 막 뱉으신 건 아니죠?”,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일베 용어도 아니잖아요? 한 개도 아니고 여러 개를 저렇게 쓴다고요?”라며 일베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의혹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용자 일부가 김이나가 작사한 곡들을 불매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이나 뿐 아니라 우파 성향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업체를 불매하자며 제 2의 ‘노재팬 리스트’ 연상시키는 조짐도 포착됐다.
김이나 작사가. [연합] |
그러나 김이나의 극우 사상을 비판하는 이 누리꾼이 사용한 용어 ‘2찍’은 2002년 20대 대선에서 기호 2번 윤석열 후보를 찍은 ‘유권자’를 비하하는 용어다. 날선 악의와 조롱이 담긴 이 설전은 그 어떤 거창한 대의를 가져다 붙여도 궁색할 따름이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보수 성향 유권자 그 자체를 향한 강도 높은 ‘사상 검증’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김이나 작사가는 보수 성향 그 이상인 ‘극우’로 지목당하며 강도높은 추궁에 시달린 사례다.
한편 김이나는 2003년부터 작사가로 활동하며 아이유 ‘너랑나’, ‘분홍신’, 임영웅, 브라운아이드걸즈 ‘아브라카다브라’, 그룹 아이브 ‘아이엠(IAM)’ 등 다양한 히트곡을 작사했다. 현재는 TV조선 예능프로그램 ‘TV조선 대학가요제’ 심사위원으로 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