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인허가 연간목표치 절반도 안돼
‘탄핵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 경제의 성장도 더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고금리와 대출 규제로 가라앉은 부동산 시장도 한동안 침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주택시장은 고금리와 대출 규제등이 겹치면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3725건으로 9월(3126건)에 이에 두 달 연속 3000건대에 머물렀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9206건까지 늘었으나 8월 6490건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규제가 더해진 9월에는 거래량이 반토막 났다. 11월 거래량은 전날까지 신고된 자료 기준으로 2348건까지 떨어지는 등 거래 부진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는 올 하반기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가 이어지는 등 집값이 올랐으나, 경기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매수 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탄핵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정치적 불안이 경제적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이 1%대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수경제가 더 위축되면 부동산시장은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내놓았던 주택 공급책도 정책동력을 잃을 전망이다. 윤 정부는 임기 내 주택 27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특히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올해는 1·10 대책, 8·8 대책을 발표했다. 누적 인허가 물량도 연간 목표 물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인허가 기준으로 올해 54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했으나,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인허가 물량은 24만4777가구로 목표 물량의 45% 수준에 그쳤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9% 줄었다.
공공주택 인허가도 속도를 내기 어렵게 됐다. 당장 지난달 발표한 서울 서초구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한 5만가구 공급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1기 신도시 재건축’도 2027년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밀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할 주요 법안의 국회 통과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건설 업계에선 환율이 오르며 공사비가 추가로 오를 수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관련 규제 완화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더하고 있다. 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