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진회의서 “尹, 거취 결단 필요…조기대선 일정 가시화해야”

비상 의총 앞두고 중진 간담회
‘벚꽃 대선’ 주장한 4선 김태호
“구체화할 때 미래 불투명 해소”
추경호 원내대표 ‘재신임’ 요청키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중진 긴급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의 4선 이상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다. 4선의 김태호 의원(경남 양산을)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간담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을 만나 “탄핵이란 건 결과적으로 더 큰 혼란이고, 또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 연장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개헌이다, 또 거국내각이다, 이것을 받을 사람이 있겠나”라며 “현실적으로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 길은 조기대선이라는 구체적인 일정이 가시화될 때 미래의 불투명이 해소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탄핵보다 빠른 조기대선”을 언급하며 ‘벚꽃 대선’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제가 상징적으로 최소한 벚꽃 대선이란 표현을 썼지만 빨라야 된다. 그게 지금 혼란스럽게 가는 국내외적 상황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이 추가 대국민담화를 통해 자신의 거취를 밝혀야 한다는 촉구로 해석됐다.

김 의원은 ‘즉각 퇴진하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란 취재진의 물음에 “지금 혼란이 더 가중될 거라는 전제”라며 “지금 대한민국의 신인도를 포함한 경제 상황 등이 굉장히 위중하지 않은가. 그리고 트럼프 정부가 곧 출범하는데, 우리의 대화 파트너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거취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언급하며 “오늘 여러 가지 회의를 통해 아마 지혜를 모아가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국가 안정 방향으로 시기가 도출돼야 한다”며 “향후 2~3일이 저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역설했다.

6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도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시기를 말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그 부분은 아마 대표께서 판단하실 것이고, 그렇게 하리라 기대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퇴진 시점에 대해서는 “아마 대표께서 거기에 대해 말씀을 주실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이 임기를 채워야 한다’는 주장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거취에 관한 의견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중진 의원들은 7일 탄핵소추안 표결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추경호 원내대표의 ‘재신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했다.

5선의 권영세 의원(서울 용산)은 “전시에 장수를 바꿀 수 있나”라며 “힘들겠지만 계속 하는 게 좋겠다. 본인이 원하겠나 싶지만, 일이라는 게 권한이라기보다는 책무”라고 말했다. 5선의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도 “현재 원내대표직을 좀 더 맡아 달라, 이렇게 말씀을 드리자고 오늘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중진 긴급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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