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미 이상민·박선영 인사권 행사하기도
軍 “계엄 요구 수용 안해”…北 도발시 문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참석해 대통령에 대한 경례 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12·3 비상계엄 파문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방부는 군통수권이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에 있음을 재확인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군통수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께 있다”고 답변했다.
전 대변인은 ‘내란 수괴 피의자가 군통수권을 가져도 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도 “가져도 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묻는 거냐”고 반문한 뒤 “법적으로는 현재 통수권자에게 있다. 권한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군검찰이 윤 대통령을 긴급체포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헌법 제74조 1항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통수권 역시 직무 배제 범위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즉시 하야하거나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지 않는 이상 헌법상으로나 법·제도적으로 헌법에서 부여한 군통수권을 계속 유지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지난 10월 1일 서울 광화문 월대 앞 무대에서 격려사에 앞서 국군 장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개헌이 이뤄지지 않는 한 여권에서 제기하는 임기단축을 비롯한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군통수권과 함께 헌법이 부여한 국민투표 부의권과 조약 체결·비준권, 외교사절 신임·접수·파견권, 선전포고·강화권, 대통령령 발안권, 긴급명령권, 공무원임면권, 사면·감형·복권 권한 등도 여전히 윤 대통령에게 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선포의 뿌리가 된 비상계엄권 역시 윤 대통령이 갖고 있다.
이와 관련 헌법 제77조는 대통령에게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는 계엄선포권을 부여하고 있다.
현실적, 정치적 실현 가능성을 떠나 이론적으로는 윤 대통령이 또다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의 수용과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임명안 재가 등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견학 온 공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 |
윤 대통령이 여전히 군통수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군 내 혼선도 감지된다.
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2차 비상계엄 선포를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과 관련한 ‘비상사태 시 군통수권자가 계엄령을 내릴 경우에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발표 앞뒤 맥락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고 차관께서 말씀하신 걸로 안다”고만 답변했다.
김 대행은 지난 6일 2차 비상계엄 선포 의혹이 확산되자 예고에 없던 ‘비상계엄 관련 국방부 입장’ 발표를 통해 “만약 계엄 발령에 관한 요구가 있더라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를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국방부의 이 같은 발표는 아직 군통수권자 지위에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한 ‘항명’일 수 있으며 북한의 남침 등 유사시 비상계엄 선포 때는 어떻게 할지 등 또 다른 문제소지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