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2’는 또한번 전세계와 소통에 성공할 것인가…황 감독 “오겜은 세상과 동떨어지지 않을 것”

오징어게임 시즌2 출연자들[연합]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나는 이 게임을 끝내기 위해 온 거야. 세상이 바뀌지 않으면 이 게임은 끝나지 않아. 이 게임을 만든 놈들과 맞서 싸워야 해.”

넷플릭스 최고의 콘텐츠 ‘오징어게임’은 또 한번 전세계와 소통에 성공할 것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가 9일 오전 서울 동대문 DDP 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대본을 쓰고 연출한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 등 출연진들이 참석했다.

‘오징에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게임을 만든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로 기본적으로 시즌1의 맥락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진짜 게임들’이 등장한다고 한다.

“나는 이 게임을 끝내기 위해 온 거야~”로 시작하는 기훈의 대사는 황동혁 감독의 운동권 마인드와 너무 잘 매치된다. 그것은 ‘오징어게임2’의 세상을 보는 눈이기도 하다.

‘오징어 게임’ 시즌1에서 데스게임 참가자는 자본주의 사회의 무한경쟁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들을 대거 등장시켜, 이런 사람들에게도 사회가 배려를 해달라는 좋은 메시지를 담았다.

시즌2에서는 성소수자, 코인사기 피해자를 대거 만든 인물 등이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박성훈이 분한 트렌스젠더 현주는 성확정수술을 받기 위해 돈이 필요해 게임장에 들어오는데, 이타적이고 용맹스러우며, 리더십을 갖춘 정의로운 인물이다. 배우 양동근이 연기하는 용식은 도박 빚을 마련하기 위해 게임장에 들어온다.

황동혁 감독[연합]


“성소수자를 게임에 넣은 것은 시즌1에도 탈북자와 외국인노동자 알리 등 마이너러티가 있듯이 시즌2에도 한두명 등장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트렌스젠더 현주(박성훈 분)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아비규환 세상속에서도 핍박받으면서 뭔가 느끼게 하는지를 잘 봐달라”

코인사기꾼으로 분한 임시완은 “영희 인형을 실제 접했을 때 벅차오른 감정이 여전히 남아있다. 영희 목이 돌아갔을 때, 팬심 입장에서 전율이 오더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게임 시즌2와 시즌3를 함께 찍었다. 시즌2와 시즌3를 관통하는 이야기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전세계가 여전히 갈라지고 분열되는, 서로 선을 긋고,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사회와 국가가 그렇고, 국가간 전쟁도 그렇다. ‘오겜’도 서로 갈라서고 적대시하며, 분열되는 모습을 담았다. 오겜 속 모습이 우리 사회와 닮아있다. 이걸 통해 우리 사회와 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기훈을 연기한 이정재도 시즌2의 차별화에 대해 “그래도 이정재다”라고 하면서도 “기훈의 감정은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됐을 정도로 목표가 뚜렷해진 인물이 됐다. 게임을 끝내기 위해 수년간 ‘딱지맨’을 찾아다니고, 다시 게임장 안으로 들어간다”는 말로 설명했다.

프런트맨을 연기한 이병헌은 “시즌1 마지막에 나와 동생과 마주하게 되면서, 많은 서사를 상상하게 했다”면서 “시즌1의 프런트맨은 게임 총괄, 진행 등 기능적으로 존재했다면, 시즌2는 프런트맨의 전사가 설명되고, 왜 초반 게임에 참가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왜 기훈과는 판이하게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됐는지가 드러난다. 깨달음을 주는 행동도 있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황 감독은 시즌2에서 캐릭터들의 나이가 줄어든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이런 실패를 겪으려면 나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즌1에서는 나이 있는 배우를 썼다. 그러나 코로나, 코인 열풍 등으로, 사다리가 막히면서 일하는 걸 포기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게 많아졌다. 시즌2는 젊은 세대들이 겪고 있는 걸 다뤄도 될 것 같아 젊은 세대를 많이 캐스팅했다”고 답했다.

황 감독은 시즌1의 인기 이유에 대해서는 “일단 재미있었다. 말도 안되는 게임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게 첫번째 이유다. 하지만 재미로만 끝난 게 아니라 우리 사회와의 접점이 있는 이야기다. 킬링타임용이 아니라 뭔가 생각하게 하고, 할 거리를 던져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최고로 재밌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재미없으면 뭐가 재밌겠냐는 마음으로. 그러면서서도 생각해 볼 거리, 옆 사람과 나눌 대화 거리를 남게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세대, 국가, 문화를 넘어 콘텐츠가 사랑받는 것은 재미, 즉 엔터테인닝 요소다. 시즌2에서도 시즌1의 메시지, 접점, 알레고리가 이어지기 때문에 그걸 다시 한번 더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황 감독은 “시즌1이 창작의 영역이라면, 시즌2는 확장 영역이다”는 말에는 “기훈 캐릭터와 게임들을 통해 조금씩 변형해서 보여줄 것이다. 그속에 예상을 뛰어넘는 트위스트, 반전이 나올 것이다. 시즌1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라고 말하면서 “개인적으로 (시즌1에서 뽑았던 ) 치아의 상태는 충분히 치료가 안돼 새로운 치통이 발생했고 여전히 좋지 않다. 치과에 가면 2개 정도 더 뽑고 인플란트를 해야될 듯하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오겜2 대본을) 쓸 때부터 부담이 있었다. 시즌1이 워낙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시즌2에서도 시즌1보다 많아진 캐릭터가 분량이 적은 가운데서도 각자 사랑받을 수 있을지를 신경쓰며 작업했다”고 전했다.

오겜 시즌1에서는 게임속에서 ‘깜보’ 등 한국적인 정서를 대거 살렸다. 황 감독은 “나는 한국에서 나고 자라, 내가 어릴때 골목에서 하던 놀이에 기반을 두고 있다. 동시에 내가 놀았던 게임들이 이런 식으로도 바뀔 수 있구나를 느낄 것이다”고 부연했다.

“최근 계엄 발표 등으로 마음이 무겁다. 밤새 지켜봤다. 탄핵투표도 생중계를 봤다. 말도 안되는 일로 사람들이 거리에 나가야 하고, 불행하고 화가 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자진하차건 탄핵이건, 어떤 식으로건 축복되는 연말을 국민에게 되돌려줬으면 한다. 이런 때 개봉되는 것도 ‘오겜’의 운명이다. 말도 안되는 갈등, 분열, 격변들을 게임 세상과 연결해 볼 수 있는 것 있을 것이다. 오겜이 세상과 동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어 황 감독은 “엄정한 시국에 제작발표회를 열어, 마음이 복잡하다. 저희 작품이 조금이나마 도움되고 의미있는 작품이 됐으면 하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2’는 오는 26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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