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 46개월來 ‘최저’…구직급여 신청자 ‘역대 최다’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 11월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 증가폭이 2021년 1월 이후 4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경제 불황이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47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8만9000명(1.2%)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둔화 추세로, 2021년 1월 16만9000명이 증가한 후 46개월 만에 최저치다.

11월 기준으로 보면 2003년 11월 이후 21년 만이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2021년 11월 33만4000명, 2022년 11월 31만9000명, 2023년 11월 33만5000명이 증가한 바 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했지만, 건설업은 감소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6만2000명으로 기타운송장비, 자동차, 식료품,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섬유, 의복·모피 업종 등은 감소했다. 다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빼면 제조업 분야에서 8천명이 감소한 것으로,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세는 14개월째 이어졌다.

서비스업의 경우 가입자 수가 1070만4000명으로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전문과학, 숙박음식, 교육서비스 위주로 증가했으나 도소매, 정보통신은 감소했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76만3000명으로, 종합건설업 중심으로 16개월 연속 줄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 가입자는 855만9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만6000명 늘었다. 여성은 691만7000명으로 14만3000명 늘었다. 30대·50대·60세 이상은 각 5만8000명, 8만7000명, 19만8000명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와 40대는 인구 감소 및 고용 감소 영향으로 10만8000명, 4만7000명씩 감소했다.

외국인력 도입 확대 등으로 전체 업종 외국인 가입자는 1년 전보다 4만명 증가한 24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증가한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중 21%가량이 외국인이다.

11월 중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9만명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00명(2.2%) 증가했는데 이는 11월 기준으로 역대 최다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54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3000명(2.5%) 증가했다. 지급액은 8426억원으로 125억원(1.5%) 늘었다.

정부는 올해 구직급여로 편성한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자, 고용보험기금 운용계획을 변경해 추가 재원을 마련한 바 있다.

11월 중 워크넷을 이용한 신규 구인 인원은 16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4000명(30.8%) 감소했다. 이는 11월 기준 2009년 11월 13만6000명 이후 가장 낮은 상황이다. 신규 구직 인원은 35만8000명으로 1만9000명(5.0%) 줄었다.

워크넷 구인배수(구직자 1인당 일자리수)는 0.46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낮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건설업의 경우 최근 피보험자 감소 폭이 큰 상태에서 실업급여를 받으러 나오는 분들이 많아 코로나19 때만큼 안 좋다고 본다”며 “워크넷 구인이 줄어드는 것은 구인 수요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는 이유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천 과장은 현 탄핵 정국이 고용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금융위기나 코로나 사태는 영향이 있었으나, 정치적인 이슈가 일자리를 변화시키는지는 아는 바 없다”며 “전반적인 일자리 환경은 조금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지만 수출, 내수 침체 등 여러 상황과 연결돼 있어 특정 사건에 대한 건 사후에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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