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승계 의무 없는 P&A 방식
메리츠화재 “협상 진지하게 임할 것”
MG손보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네 차례나 매각에 실패했던 MG손보가 결국 메리츠화재의 품으로 가게됐다. 참전이 거론됐던 IBK기업은행이 불참하면서 단독 후보가 된 데다 특별히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메리츠화재를 새 주인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예금보험공사는 MG손해보험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예보는 지난 10월 메리츠화재와 다른 1곳 등 2개사로부터 인수제안서를 접수 받았다. 예보는 이후 자금지원 요청액과 계약 이행능력 등에 대해 심사한 결과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 외 1개사는 자금조달계획 미비 등의 사유로 차순위 예비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았다.
예보는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된 2022년 4월 13일 이후 3년간 3차례 매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금융지주회사, 은행, 보험사, 대형 PEF 등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였으나, 최종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회사는 금번 수의계약 절차에 참여한 2개사뿐이었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수의계약 절차에 서류를 제출한 회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우선협상대상자에게 배타적 협상기간이 부여되나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 보험 계약자 보호, 예금보험기금 손실 최소화 원칙하에 새로운 회사의 참여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예보는 설명했다.
예보는 “계약자 보호, 기금손실 최소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최소비용의 원칙하에 조속한 시일 내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부실금융기관을 최적의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도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만큼 실사와 협상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MG손보는 경영정상화까지 갈 길이 먼 데다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이 깊어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우선 예보는 메리츠화재에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2분기말 MG손보의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44.42%에 불과해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킥스 비율 150% 이상을 맞추기 위해서는약 1조원의 자본(가용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예보는 최대 약 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며 메리츠화재는 해당 금액 범위 내의 지원금을 신청했다.
인수는 주식매각(M&A)이 아닌 계약이전(P&A) 방식이 될 예정이다. P&A 방식의 인수가 진행되면 새로운 법인이 생기고, 비우량 자산과 부채만 남은 MG손보는 예보가 청산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에는 사실상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노조의 반발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날 MG손보가 소속된 사무금융노조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내고 매각을 조속히 중단하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