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간다고 하니 결제 취소했다” 택시비 거절한 택시기사들

택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7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열린 가운데, 택시기사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택시비를 받지 않았다는 인증글이 연이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기사님이 국회 앞에 내려주시고 2분 후에 결제 취소하셨다”는 글이 올라와 관심을 모았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신용카드로 택시비 2만3500원을 결제했으나 결제가 취소된 내역이 담겼다. 2만원이 넘는 운임이 나왔음에도 택시기사가 직접 결제를 취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소설 ‘천 개의 파랑’ 등을 펴낸 천선란 작가 역시 비슷한 경험담을 전했다. 천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택시 타고 여의도 가는 중인데 택시 기사님도 조금 이따 여의도에 오신다기에 우리 LED 촛불을 나눠 드렸다”고 적었다.

이어 “그랬더니 택시비 안 받으시겠다고 미터기 끄셨다”며 “‘놀러 간다고 생각하고 가요. 나들이 가듯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천선란 작가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천선란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다른 네티즌도 인증글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택시 기사님이 여의도 간다니까 중간에 미터기 끄고 빨리 달려주셔서 막히는 와중에도 15분 일찍 도착했다”며 “내릴 때 마스크 몇 개 챙겨주시면서 파이팅 하라고 해주셨다”며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택시 겨우 잡아서 타고 왔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가 여의도 방향인 거 보고 ‘국회 가냐’고 물으시곤 미터기 끄고 국회 앞까지 데려다주고 가셨다”면서 “내가 마지막 손님이고 기사 아저씨도 바로 집 가서 따뜻하게 입고 가족이랑 같이 온다고 하셨다. 이렇게 시민들이 선량하다”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회가 아직 이렇게나 따뜻하다”,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지지하고 응원하고 연대하는 게 너무 멋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시위 중이라는 게 감동적”, “한국인의 정과 단합력이 살아있다는 게 보여서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10만1000명이 집결했다. 인파가 몰리며 한때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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