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차례 수중수색했지만 구조물 탓 진입 어려워
“전방주시 소홀 추정”…충돌 모래운반선 선장 조사
9일 오전 경북 경주시 감포읍 감포항 앞바다에서 어선과 모래 운반선이 충돌해 어선이 전복되면서 해경이 승선원 구조에 나서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해경이 9일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전복된 어선에서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1명이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가 난 어선에는 총 8명이 타고 있었으며, 7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지만 모두 사망했다.
포항해경 박정록 경비구조과장은 이날 경주 감포항에서 사고 브리핑을 열고 “조업 어선이 모래 운반선과 충돌 후에 뒤집혀 실종자가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여차례 수중수색을 실시했지만, 그물이나 어구, 좁은 구조물 등으로 인해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예인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며 “어선에 구조자 이탈 방지망을 치고 감포항으로 이동시켜 크레인선을 이용해 들어 올리면서 집중적으로 수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어선이 뒤집힌 상태에서 에어포켓에 물이 차면 침몰할 수가 있고 크랙이 있으면 예인이 적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잠수사들이 부력체를 설치하고 크랙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사고 원인에 대해 박 과장은 “해상 기상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달이 좀 없는 날이었고 취약 시간대 사고가 나서 아마 견시(전방주시) 소홀로 인해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할 것”이라며 “모래 운반선이 이날 오후 포항구항에 입항하면 선장과 선원들 신병을 확보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2명은 조타실, 1명은 기관실, 4명은 선실에서 각각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시 윤창호 해양수산과장은 사고 브리핑에서 “유가족분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5시 43분께 경북 경주시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바다에서 29t급 어선 금광호(승선원 8명·감포 선적)와 456t급 모래 운반선 태천2호(승선원 10명·울산 선적)가 충돌했다.
어선은 충돌 직후 전복됐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가 숨진 선원 7명 중 3명은 한국인, 4명은 외국인이다. 실종자 1명은 인도네시아인이다.
모래 운반선은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해경은 지역구조본부를 설치하고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장에는 해경뿐만 아니라 해군 등의 경비함정과 구조정, 헬기 등이 출동했다.
현장에는 초속 6~8m의 바람이 불고 높이 1~1.5m의 파도가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 수온은 16.2도다.
해경은 구조와 수색작업을 마친 뒤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