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조기퇴진 구체화해야…구속 전 하야 필요”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권성동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문혜현·김해솔 기자]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중진그룹이 5선의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을 차기 원내대표로 추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권 의원은 10일 “중진 의원 전부는 아니고, 다수의 의원님들께서 어려운 상황에, 그래도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제가 원내대표가 돼서 어려운 당 상황을 잘 조정하고 의원들의 심부름꾼이 되란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의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다만 권 의원은 “(최종적으로는) 아직까지 결정을 못했다”면서 “좀 더 많은 의원의 의견을 들어서 (후보) 등록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진들은 당 내가 혼란스러운 만큼 차기 원내대표에 권 의원을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4선의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도 회의를 마친 뒤 “중진 의원들이 권 의원을 추대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동석한 5선의 조배숙 의원(비례)은 “경선보다도 한 분을 추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라며 “권 의원으로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5선의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은 “한 분 정도 이의를 표시하긴 했지만 대부분 그렇게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이의를 표명한 의원은 친한(친한동훈)계 6선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으로 해석됐다.
권 의원은 오는 12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윤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권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대선 직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경력직’이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탄핵소추위원을 지낸 바 있다. 중진들은 협상력과 추진력을 근거로 차기 원내대표에 권 의원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다만 한동훈 대표는 곧바로 이같은 중진 의원들의 움직임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하면서 기자들의 관련 물음에 “중진 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진 간담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에 관한 의견도 나왔다. 앞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으나 한 대표의 결정에 따라 반대로 선회한 조경태 의원은 ‘조기퇴진’ 구체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조기퇴진이 상당히 모호하다는 국민 지적이 많이 있었다”면서 “2차 탄핵안이 토요일에 예정된 것으로 안다. 늦어도 14일 오전까지는 ‘즉시 하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해당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에 대해 조 의원은 “제 개인적인 입장에선 자유 투표에 맡겨야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오늘 이 시간에 (하야)하면 좋겠지만 아마 그 정도의 배짱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대신 이번 주 안에, 2차 탄핵안이 오기 전에 즉시 하야하는 것이 국민의 혼란과 정신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서는 “지금 신임 원내대표를 뽑을지 말지는 ‘안이하게 생각한다’는 국민적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면서 “원내대표 문제보다는 대통령의 거취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