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의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사무소 [이만희 의원실]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한 고등학생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 불참한 국회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쪽지를 국민의힘 의원 지역 사무실에 붙였다가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게 됐다.
10일 이데일리에 따르면 경북 영천시에 거주하는 학생 A양(19)은 지난 7일 오후 8시쯤 이만희 의원 지역 사무실에 찾아가 건물 내부에 탄핵 촉구 쪽지를 붙였다. 쪽지 내용은 “내란 수괴범에 동조한 당신, 국민의 편은 누가 들어줍니까?”였다.
A양이 사무실에 쪽지를 붙인 이유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이만희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여당 의원 105명 중 한 명이다.
지역 주민으로서 목소리를 냈던 A양은 이틀 뒤인 9일 오전 영천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경찰은 A양에게 쪽지 부착 사실과 동조자 여부 인적 사항 등을 물은 뒤 10일 오후 면담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
경찰은 국민의힘 관계자로부터 쪽지를 적은 사람의 신원을 추정해달라는 민원을 받고 포스트잇에 묻은 지문을 분석해 신원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해서 제 지문을 통해 신분을 특정하고 경찰이 연락을 줬는지 의문”이라며 “내가 범죄자가 된 것 같아 매우 불쾌하다. 이 시국에 (탄핵 촉구 메시지를 붙인 사유로) 경찰서에 가는 건 국민 중 최초인 것 같다”고 말했다.
A양은 현재 입건 전 조사를 받는 단계에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식 신고 접수 후 학생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입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법률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