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외국인 물량 받아…코스피2400회복
코스피가 2,410대를 회복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7.26포인트(2.43%) 오른 2,41,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4.58포인트(5.52%) 상승한 661.59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패닉셀’(공포 매도)에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연기금이 코스피 종목을 대거 사들이며 구원투수로 나섰다. 개인들은 3거래일 연속 팔아치웠지만 연기금 등 기관 투자가의 매수세로 코스피는 2400을 회복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비상계엄 해제 후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총 861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기간 개인과 외국인투자자는 각 1조3909억원, 1조549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개인·외국인 물량의 35% 이상을 받아낸 셈이다. 연기금은 계엄 사태 이전인 이달 2~3일 코스피 순매도세를 나타내다 4일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연기금은 코스피지수가 2.43% 상승한 전날도 195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9일 2.78% 급락했던 코스피는 이날 연기금 등의 매수세 유입으로 하루 만에 2417.84까지 회복했다. 전날 5.19% 밀렸던 코스닥지수도 5.52% 반등하며 하락 폭을 회복했다.
연기금은 계엄 해제 이후부터 전날까지 반도체 중심으로 순매수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241억원, 1394억원 사들였다.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목록에 ▷RISE 200(858억원) ▷TIGER 200(584억원) ▷KODEX 코스닥150(204억원) 등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도 올랐다. 반면 경영권 분쟁, 자회사 합병 무산 등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과 두산에너빌리티는 각 511억원, 534억원 순매도했다.
연기금의 주축인 국민연금은 애초 국내 증시 투자자산 비중을 지난해 15.9%, 올해 15.4%, 내년 15.0%로 꾸준히 줄이기로 했지만 계엄사태에 이은 탄핵정국으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는 비상시국을 맞아 매수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금융 당국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관계 기관과 접촉면을 늘리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JP모건체이스 등 외국계 금융회사들과 만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경제 문제만큼은 경제부총리 등 경제팀을 중심으로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다”며 “기업 밸류업, 자본시장 선진화 등 주요 정책 과제도 일정대로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은 주식시장 등의 단기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연기금 등 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