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에 소비위축 날벼락…백화점 “크리스마스겨울패션 띄운다”

롯데百, 패션 15%·럭셔리웨어 40% 늘어
신세계百 아웃도어 24%·명품주얼리 35%↑

‘SNS 성지’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도 치열
“탄핵 영향은 아직…상황은 예의주시 중”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스퀘어. [신세계백화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등 최대 대목을 앞두고 벌어진 탄핵 정국에 백화점 업계가 숨죽인 채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봄처럼 따뜻한 날씨에 지난달 매출이 주춤했던 터라 최근 추위에 따른 ‘한파 특수’에 기대를 걸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추워진 날씨에 코트, 패딩 등 겨울 아우터를 앞세워 매출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20도를 웃도는 이상고온 탓에 부진했던 겨울 의류에 수요가 몰리며 한숨을 돌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겨울 아우터의 단가가 높기 때문에 11~12월 매출이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따뜻한 날씨에 미뤘던 아우터 쇼핑이 이달 회복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이달 1~9일 패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특히 명품 패딩 브랜드를 중심으로 럭셔리웨어 매출이 40% 폭증했다. 여성·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도 코트 등 아우터 판매 증가 효과로 각각 20%, 30%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기능성 패딩을 찾는 고객 수요로 스포츠와 아웃도어 매출도 각각 25%, 35%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아웃도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남성패션도 12% 늘었다. 캐주얼 브랜드 중심의 영패션 매출은 전년 대비 11%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선물 수요도 아직까진 큰 타격 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달 롯데백화점의 럭셔리 주얼리·워치, 색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35%, 30%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럭셔리 주얼리·워치와 아동 부문 매출이 각각 35%, 20% 증가했다.

고객의 발길을 잡기 위한 크리스마스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증 성지가 될 수 있는 미디어 파사드, 초대형 트리 등을 활용해 백화점 내·외관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하는 ‘비주얼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선보인 크리스마스 테마 마을 ‘H빌리지’로 집객 효과를 누리고 있다. 시간당 100명이 입장할 수 있도록 사전예약과 현장예약을 받았는데, 사전예약에만 수만명이 몰렸다. 이달 5일 네이버를 통해 진행된 마지막 4차 예약(16~31일 입장)은 시작과 동시에 4만명이 접속해 조기 마감됐다. 1~3차 예약도 3만~4만명이 몰려 10여분 만에 입장권이 동났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부터 전점에 ‘원더풀 쇼타임’ 테마로 크리스마스 점등을 시작했다. 본점은 올해 처음으로 외벽에 약 2만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활용한 ‘라이팅 쇼’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방문객이 늘면서 이달 1~9일 F&B(식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서울 잠실점에 설치한 ‘크리스마스 마켓’은 일평균 1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야경 명소로 떠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본점에 선보인 미디어 파사드 ‘신세계스퀘어’의 면적(1292.3㎡)을 지난해보다 약 13% 늘렸다. 입체감과 현장감을 표현하는 3D 아나몰픽 기법으로 몰입감도 높였다. 인증사진을 남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방문객도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탄핵 정국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과거 탄핵 때도 집회가 있는 서울 시내만 일시적으로 타격이 있었고, 오히려 강남 등 다른 지점 매출은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길어지면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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