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앞세워 시장 공략…상반기 글로벌 매출 80% 신장
올리브영 명동역점에 설치된 자판기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글로벌몰 가입을 진행하고 있다. 전새날 기자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CJ올리브영이 글로벌 고객 공략 강화에 나서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달 글로벌몰에서 한국의 뷰티 트렌드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우선 ‘랭킹 서비스’ 개편을 통해 글로벌몰 내 베스트 상품 랭킹뿐만 아니라 한국의 베스트 상품 랭킹을 제공한다. 국내 후기를 영어와 일본어로 확인할 수 있도록 ‘후기(리뷰) 서비스’도 손질했다. 한국인 고객의 제품 후기가 외국인 고객의 구매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고객이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양질의 후기 환경을 조성해 정보 교류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 중”이라며 “특히 일본 고객은 한국 올리브영의 인기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 명동 타운점 어워즈 코너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전새날 기자 |
글로벌몰에서 판매되는 1만2000여 종의 상품 중에서 글로벌몰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뷰티 박스’도 선보였다. 평균 40달러 정도의 가격에 매달 새로운 구성으로 본품과 여행용 상품을 혼합한 제품을 모아 구성한다. 해외에 덜 알려진 경쟁력 있는 국내 인디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한다. 여러 제품으로 K-뷰티에 낯선 외국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한국 브랜드 제품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넓은 배송 네트워크 서비스는 CJ올리브영의 강점이다. CJ올리브영은 국내에 있는 물류센터를 활용해 글로벌 택배사와 계약을 맺고, 150개국 대상으로 서비스한다. 60달러 이상 구매하면 배송비는 무료다.
올리브영은 2019년 글로벌몰을 처음 선보이며 역직구 시장에 진출했다. 본격적으로 글로벌몰에 힘을 쏟기 시작한 건 올해부터다. 내수 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히는 가운데, 국내 제품을 찾는 해외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11월 우리나라 화장품의 수출 규모는 93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뷰티 박스. VT코스메틱 ‘리들샷’ 등 국내 인기·인디 브랜드 제품들이 포함돼있다. [올리브영 글로벌몰 갈무리] |
해외를 적극으로 공략한 효과도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80% 신장했다. 회원 수는 지난달 230만명을 돌파했다. 2021년 30만명에 그쳤던 회원 수는 2022년 54만, 지난해 121만명에 이어 올해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국내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일회성 소비에 그치지 않도록 글로벌몰로 유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CJ올리브영은 글로벌관광상권 매장 중 기존 명동 타운 외 올해 추가로 부산광복타운매장(6월), 명동역점(8월)에 글로벌몰 가입을 돕기 위한 자판기를 도입했다. 자판기 위 QR코드로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면 파우치와 증정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명동 타운에서만 하루 평균 800여명의 글로벌 관광객이 자판기를 통해 글로벌몰 회원가입을 할 정도로 인기다.
매장에서도 K-뷰티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글로벌 특화 매장을 찾은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도슨트 프로그램을 마련해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고 K-뷰티에 대한 이해를 돕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리브영 명동 타운점이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전새날 기자 |
또 CJ올리브영은 매년 진행하던 ‘올리브영 어워즈’에 올해 처음 ‘글로벌 트렌드’ 부문을 도입해 홍보 중이다. 글로벌몰의 베스트 수상 상품 19종을 선정하고, 12월 한 달 동안 홍대타운 등 국내 글로벌관광상권 15곳에서 글로벌 어워즈 수상 상품 매대와 어워즈 진열존을 운영한다.
CJ올리브영이 국내 뷰티 트렌드 정보 제공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인식이 실제 소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를 통해 우수한 협력사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협력사에 내년도 트렌드와 성장 전략을 소개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치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영향이 없더라도, 장기적으로는 K-뷰티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국가 이미지가 글로벌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