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챗봇 활용, 보안·비용효율성 기대
내년 상반기부터 금융사가 내부망에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금융사는 메타의 라마(Llama)나 LG의 엑사원(EXAONE) 등 각사 맞춤형 모델을 선택해 전략적인 AI 활용 방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금융권 AI 협의회에서 금융사 내부망에 오픈소스 AI 설치·활용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내용을 포함한 ‘금융권 생성형 AI 활용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사가 서비스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협의회에서 오픈소스 AI를 금융사 내부망에 손쉽게 설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금융사가 AI 활용 목적, 비용 효율성 등을 고려해 상용 AI·오픈소스 AI 두 가지 모델을 모두 활용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생성형 AI는 인터넷망에서 제공되는 상용 AI와 내부 서버에 설치하는 오픈소스 AI로 나뉜다. 상용 AI는 성능이 우수하나 금융사 통제권 밖의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되므로 개인신용정보를 활용하지 않는 일반적인 고객상담이나 투자정보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오픈소스 AI는 금융사 내부망에 설치해 보안성과 비용 효율성에 장점이 있어 내부 정보를 활용하는 내부 규정 챗봇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우선 금융위는 2025년 상반기를 목표로 금융권 AI 플랫폼을 구축해 금융분야에 적합한 성능과 안전성을 지닌 오픈소스 AI 모델, 데이터 등을 선별해 제공하기로 했다.
오픈소스 AI는 글로벌 플랫폼에 등록된 모델만 약 110만개에 달할 정도로 많아 개별 금융사가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금융위가 전문가 그룹과 함께 국내 금융 환경에 적합한 오픈소스 AI 모델 등을 선별해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금융사가 다양한 오픈소스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조합을 탐색하고 혁신적인 AI 서비스 아이디어를 실험해 볼 기능테스트(PoC) 환경과 금융사 내부망 설치 지원 인프라도 만들 예정이다.
금융권 AI 이원 활용 체계가 마련되면 금융사가 상용 AI와 오픈소스 AI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활용하고 이를 통해 보다 전문화되고 특화된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라마3 등 주요 오픈소스 AI 모델은 주로 영미권 언어와 일반적인 데이터를 학습해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고 금융분야에 대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답변을 제공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금융위는 업권별 협회, 금융연수원, 보험연수원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생성형 AI 모델을 학습·검증하는데 필요한 금융권 특화 한글 말뭉치를 구축하고 금융권 AI 플랫폼을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