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수입물가 2개월 연속 상승…탄핵정국에 더 뛴다

고환율에 수입품 가격 전반 올라
유가 하락에도 수입물가 1.1%↑
12월엔 계엄·탄핵 여파까지 반영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도 농후해


수입물가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 고환율이 지속하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수입품 가격 전반이 올랐기 때문이다. 계엄·탄핵 여파로 12월 환율가 매우 큰 폭으로 뛰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은 음식점 메뉴판이 놓여져 있는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고환율 여파로 수입물가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수입품 가격 전반이 오른 것에 따른 결과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환율 상승 영향이 수입물가를 끌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정치 리스크로 12월 환율이 상승 기조인 점을 감안하면 수입물가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수입물가지수(원화기준)는 전월대비 1.1%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는 8월(-3.5%)과 9월(-2.6%) 두 달 연속 떨어졌다가 지난 10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10월 수입물가 오름세는 환율 상승 여파로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인 2.2% 기록했는데, 11월 또 다시 올랐다. 환율 상승세가 억제되지 않으면서 물가를 점차 밀어올리는 형국이다. 실제로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월 1361.00원에서 11월 1393.38원까지 뛰었다.

이번 상승은 거의 모든 요인이 환율이었다. 환율과 함께 수입물가에 지배적 영향을 미치는 10월 두바이유가가 월평균 배럴당 79.94달러에서 11월 72.61달러로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세 영향이 더 컸다. 환율 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기준으로 보면 수입물가는 오히려 전월대비 0.9% 하락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유가와 환율의 영향력은 변동 폭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번엔 환율의 영향이 더 컸다”며 “계약통화물가지수를 원화 기준 물가지수로 전환할 때 환율이 모든 품목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더 큰 파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입물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재료는 농림수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중간재는 1차금속제품, 석탄및석유제품 등이 오르며 1.5% 뛰었다. 자본재 및 소비재는 각각 1.2% 및 1.5% 상승했다.

12월 수입물가도 하향 안정되긴 어려울 예정이다. 계엄과 탄핵 정국 여파로 환율이 더 크게 뛰면서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31.9원을 나타냈다. 환율은 계엄 사태가 터진 3일 야간거래 당시 1442.0원까지 뛰었고, 이후에도 좀처럼 안정되지 못한 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한은을 방문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만나 “(환율이)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출물가지수도 마찬가지 이유로 뛰고 있다. 11월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1.6%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7.0% 올랐다. 이 또한 환율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기준으로는 오히려 전월대비 0.5%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농림수산품이 전월대비 1.5% 올랐다. 공산품은 석탄및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1.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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