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상승에 그쳐 신용시장 여파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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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급등했다가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하락세로 방향을 튼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탄핵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일부 완화했다”면서 헌법 재판 단계 전까지는 단기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5년물 한국 CDS 프리미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은 36.10bp로 전날보다 0.34bp 하락했다. 지난 10~11일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탄핵 표결을 앞둔 지난 12일부터 하락세로 방향을 전환했다. 비상계엄 사태 당일인 지난 3일 36.94bp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0.84bp 내린 수준이다.
8월 말부터 12월 13일까지 5년물 한국 CDS 프리미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 추이. 비상계엄 사태 당일인 지난 3일 36.94bp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13일 36.1bp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콤 화면] |
국가신용도의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CDS 프리미엄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대외신인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 지표가 높을수록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관의 신용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인 2일(34.08bp)과 비교하면 9거래일 동안 평균 상승 폭은 2.23bp로, 불안한 원화 환율 흐름과 비교하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방향성이 하락세로 돌아왔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헌법 재판 단계가 남아 있어)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한 건 아니지만 일부 완화하면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서 연구원은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정치적 변수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재가 터졌을 때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8월 ‘블랙먼데이’ 당시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와 중동 불안 재부각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39bp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다만, CDS 프리미엄은 2015년 이후 장기 평균(40.9bp)을 하회하고 있어 신용 시장은 안정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가 신용등급은 유지됐고 CDS 프리미엄도 소폭 오르는 데 그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당국은 탄핵 표결 이후 대외신인도를 지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팀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전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최 부총리는 각국 재무장관 및 국제기구·글로벌 신용평가사 등을 만나 국제사회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