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돌고래.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멕시코만 해역 돌고래에서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성분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 연구팀은 돌고래 89마리 중 30마리에게서 마약성 진통제에 쓰이는 ‘오피오이드’(opioid)를 비롯해 근육 이완제와 진정제 등 3가지 약물 성분이 나왔다는 연구 결과를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최신호에 게재한 ‘자유롭게 헤엄치는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 지방층에 있는 의약물’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을 통해 돌고래 사체 6구와 살아있는 돌고래 16마리 몸에서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이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로, 미국과 멕시코 등지에서 신종마약 용도로 확산한 바 있다.
펜타닐에 중독된 사람은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며 걷는 특징이 있다. 1959년 생산될 당시에는 말기 암같이 극심한 통증을 겪는 환자를 위한 진통제로 만들어졌다.
이번 발견으로 인해 치명적인 약물이 다른 해양 생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구팀은 돌고래 사체에서 검출된 펜타닐 흔적이 반드시 사망 원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 석유 유출과 조류 번식 등의 발생 위협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 돌고래 조직 샘플에서 약물 검출 비율이 더 높았다고 했다.
주요 저자인 다라 오바흐 박사는 “큰돌고래는 오염 물질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생태계 생물 지표”라며 “해양 포유류에 대한 약물 만성 노출과 누적 효과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진 않았으나 관련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거나 어업 또는 양식업을 하는 지역에서 약물 유입 경로를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