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몇천원도 못내”…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 30%, 역대 최고

지난 10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산성시장에서 시민들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


청년층 연체율 가장 높아…‘서민급전’ 수요도 계속 커져
여전업권 가계대출 한 달 새 6000억 증가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탄핵 정국을 맞아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서민 금융상품 연체율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신용·저소득층 대상 정책금융상품인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은 지난 10월 기준 29.7%에 달했다.

작년 말 11.7% 수준이었던 연체율은 지난 5월 20%대에 진입한 뒤 가파르게 치솟아 3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인 저신용·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연체가 있거나 소득 증빙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도 최대 100만원까지 당일 즉시 빌려주는 제도다.

급전을 구하지 못해 생계가 막막한 취약계층들이 불법사금융으로 가는 것을 막고 자금조달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권 기부를 받아 작년 3월 도입했다.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연체율 상승은 금융권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저소득·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은 유독 높은 편이다.

쉬운 대출 구조 탓에 차주의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매달 몇천원의 이자도 밀릴 정도로 취약계층의 빚 상환 능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청년들의 연체율이 눈에 띄게 높았다.

20대의 연체율이 36.2%로 가장 높았으며 30대(32.4%) 연체율도 30%대에 달했다.

경기 둔화 여파에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청년층의 빚 상환 여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40대(29.6%), 50대(26.3%), 60대(22.6%), 70대 이상(22.6%)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연체율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김현정 의원은 김현정 “소액 대출마저 갚지 못할 만큼 서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소액생계비대출 연체는 신용점수에도 영향을 미쳐 차후 금융 이용에도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층 연체율 급등세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은 단순히 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말고, 청년들이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서민들의 자금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달 가계대출 동향을 살펴보면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뚜렷했다.

이 중 여전업권 가계대출은 카드론 증가 추세 등으로 전달 대비 6000억원 늘어났다.

보험업권도 보험계약대출 위주로 6천억원 증가했고, 저축은행업권은 신용대출 위주로 4천억원 늘어났다.

이는 모두 서민·취약계층의 ‘급전 통로’로 분류되는 상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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