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정년퇴임 후 등산 동호회에 가던 남편이 갑자기 돌변, 집문서와 인감도장까지 챙겨 가출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가 소개한 사연에 따르면 사연자와 남편은 40여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간 부부다.

사연자는 “아이 셋을 낳아 번듯한 성인으로 키웠다”며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정년퇴임한 남편은 그 이후 건강 문제로 집에서 쉬었다. 몸이 약해진 남편은 친구 권유로 동네 등산동호회에 가입했다”고 했다.

사연자는 남편이 그곳에서 A 라는 여자와 친해진 걸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남편의 행동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는 게 사연자의 주장이다.

사연자는 “다정했던 사람이었는데 저와 아이에게 무뚝뚝하게 대했고, 어느 날은 자식들이 퇴직금과 재산을 탐낸다며 화를 냈다”며 “그러다 집문서와 인감도장까지 챙겨 가출했고, 휴대폰 번호까지 바꾼 채 잠적했다”고 했다.

사연자는 “수소문 끝에 남편이 A 씨와 친하게 지낸다는 걸 알았다”며 “그래서 A 씨에게 연락해 남편이 사는 곳 위치를 전해들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 남편이 있다는 곳에 찾아갔지만, 남편은 절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했다.

사연자는 “더 큰 문제는 남편이 자기 마음대로 집을 팔아버렸다는 것”이라며 “남편이 집을 팔 때 대리인으로 A 씨가 왔었다고 한다. 부동산에서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 결국 이혼 청구 소송을 결심했다”고 했다.

사연자는 “이혼만 하는 게 아니라 A 씨에게서 위자료도 받고 싶다”며 “그러나 A 씨가 남편과 연인 관계라는 걸 입증할 증거는 전혀 없다. 등산회 사람들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였지만 연인처럼 교제한 건 아니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채원 변호사는 이에 “이혼 청구를 할 때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자를 피고로 지정할 수 있다”며 “이때 피고에는 반드시 배우자인 남편 또는 아내만 포함되는 게 아니라 유책 사유만 있다면 시어머니, 시아버지,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포한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부정행위로 인해 혼인이 파탄됐다고 주장하려면 상대방 배우자와 함께 상간자를 피고로 넣어 공동 소송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남편이 집을 팔 때 A 씨가 대신 대리인 자격으로 부동산에 나타났다고 하는 걸 보면 A 씨가 사용자 부부의 혼인 파탄에 어느 정도 유책이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혼 소송에서의 위자료는 반드시 상간 행위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기에, A 씨가 남편과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관계가 아니라고 해도 A 씨에게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조인섭 변호사는 “사연자분의 경우 남편이 갑자기 가출하고 만나기를 거부했기에 이혼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이 커보인다”며 “남편이 A 씨와의 관계로 혼인 파탄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면 이제 A 씨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재산 분할은 혼인 생활이 40년이 넘은 상황으로 보여질 때 거의 50% 정도 분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