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 브로드컴과 AI 칩 개발 나서
브로드컴, 지난 13일 시총 1조달러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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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신흥 강자 ‘브로드컴’의 매서운 성장세에 위협받고 있다.
빅테크와 각각의 맞춤형 AI칩을 개발하는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16일(현지시간) 주가가 11% 급등한 250달러를 기록했다.
브로드컴은 4분기 매출이 급증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AI 반도체 시장의 총아 엔비디아를 위협하는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매수세가 강하게 집중됐다.
시장에서는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가 아닌 브로드컴과 함께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분위기다.
브로드컴은 지난 12일 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과 AI 칩을 개발 중”이라며 “향후 3년간 AI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구글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의 바이트댄스로 알려졌다.
애플도 브로드컴과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오픈AI가 브로드컴과 자체 AI 칩을 개발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지난 10월 나왔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엔비디아는 이날 2% 가까이 하락했다.
한편 지난 13일 브로드컴은 장중 주가가 24% 이상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기업으로는 9번째로 시총 1조달러에 도달한 기록이며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를 제치고 미국 시총 10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됐다.
브로드컴은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 급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주당순이익(EPS)도 1.42달러로 시장예상치(1.38달러)를 웃돌았으며 특히 인공지능(AI) 부문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20% 폭증한 122억달러로 집계돼 시장에 낙관론을 안겼다.
이러한 호실적에 브로드컴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00% 이상 급등했다. 지난 5년간 상승 폭은 590%에 달한다.
브로드컴의 초강세에 엔비디아를 제외한 미국 반도체주는 덩달아 웃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환호했다. 브로드컴 외에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5%, 마블테크놀로지는 3% 이상 뛰었다. 테라다인도 5% 넘게 상승하며 랠리에 편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