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미술관에 상설 전시된 이승택 작가의 작품.[KA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창의적 사고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KAIST 구성원들에게 휴식과 영감을 제공하며, 캠퍼스 일상 속에서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더욱 장려하기 위해 ‘KAIST 미술관’을 건립하고자 합니다.”(이광형 KAIST 총장)
KAIST는 故 정문술 제12대 KAIST 이사장 겸 미래산업 회장의 건립 기금을 바탕으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온 ‘KAIST 미술관’을 대전 본원에 신설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 실험미술계의 KAIST스러운 선구자 이승택 작가의 기증 작품 상설 전시도 함께 공개한다.
이승택 작가는 1950년대 이후 현재까지 설치, 조각, 회화, 사진, 대지미술, 행위미술을 넘나드는 작품활동으로 옹기, 비닐, 유리, 각목, 연탄재 등 일상 사물을 이용한 새로운 재료 실험에서 바람, 불, 연기 등 비물질적 요소를 활용한 작품을 시도하여 장소와 상황 자체를 작품화하기에 이르러 ‘비조각’이라는 신개념을 정립했다.
그의 작품은 2024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LA 해머미술관에서의 한국 실험미술 순회전 및 베니스 비엔날레 기획전시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으며,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 테이트모던에 모두 소장되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그는 대표작 ‘지구놀이’를 비롯한 작품 33점을 KAIST에 기증했다.
KAIST 미술관 내부.[KAIST 제공] |
이승택 작가의 독특한 작품을 잘 전시하기 위해서 기증 작품이 전시된 교직원회관 로비는 네모반듯한 일반적 구조에서 벗어나 1~2층을 아우르는 입체적 공간으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작가의 작품 세계와 그 자체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부단한 실험과 도전정신의 본보기로서 물리학과 초빙석학교수로 추대된 이승택 작가와 같은 작품을 찾아서 전시하고 앞으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융합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건립한 KAIST 미술관의 주제는 스타트(START: Science Technology, ART)이다.
KAIST는 그동안 교내 연구 건물에 갤러리 공간을 조성하여 예술 작품들을 전시하는 ‘캠퍼스 갤러리’ 형식에서 나아가 공식적인 미술관 건립을 통해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위한 구심점을 마련하고자 한다.
석현정 KAIST 미술관장(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은 “신설된 KAIST 미술관은 별도 시간을 내 일부러 가야 하는 곳이 아닌 캠퍼스 내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중심부에 있는 만큼, 교내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함께할 수 있는 ‘과학 예술의 융합 공간’으로 자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KAIST는 정문술 회장으로부터 건립 기금 외에도 백남준 작가의 ‘Tribute to Dean Winkler (1995)’ 등 41점의 미술 작품을 기증받았다. 이 외에도 각계 인사들로부터 미술 작품을 기증받아 현재 약 300여 점을 소장 중이다.
한편 미술관 건물은 학술문화관 후면에 연면적 2611㎡(약 790평) 3층 규모로 증축됐다. 1층의 제1전시실(정문술홀), 2층의 제2전시실(개방수장고)과 제3전시실(미디어홀)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