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 ‘올림픽 임금’ 시간당 최저 30달러 인상…마냥 좋은 일일까

호텔종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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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 지역 호텔과 공항에 근무하는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오는 2028년까지 30달러까지 대폭 오르게 된다.

LA시의회가 최근 열린 시의회에서 이같은 인상계획을 담은 이른바 ‘올림픽 임금(Olympic Wage)’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2, 반대 3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호텔 종업원(현재 최저 시급 20.32달러)및 공항 직원(19.28달러) 등 관광업계 근로자들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앞으로 4년간 해마다 2.50달러씩 인상돼 올림픽이 개막하는 2028년 7월에는 30달러가 된다. 만약 고용주측이 건강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에는 기본 임금 인상 외에도 의료비 명목으로 시간당 8.25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 적용 대상은 LA시 관할 지역 내 객실수 60개 이상의 호텔 직원과 LA공항에서 근무하는 관련 직원 등 총 3만 6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임금 인상 조치에 호텔 및 요식업 종사자를 대변하는 노조들은 “현재 임금으로는 집세를 내고 밥을 먹기에도 부족하다”며 반겼다.

하지만 이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한인 시의원 존 이와 트레이시 팍 그리고 모니카 로드리게스 시의원 등 3명과 LA상공회의소 그리고 호텔 업주들은 임금 인상폭이 지나치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LA상공회의소측은 “수년 안에 임금을 현행 대비 70% 올리는 조치는 이미 감소하고 있는 관련 관광업 관련 세수를 더욱 줄이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며 “한 분야의 임금이 급등하면 관련 직종 모두 이를 따라가게 되는데 현재 경제 상황은 이를 감당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호텔 업주들도 최저임금이 30달러까지 인상될 경우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와 최저 임금 인상에 따라 지난 수년간 직원 수는 물론 서비스와 운영비를 줄일 수 밖에 없었다는 한 업주는 “단기적인 운영자금 압박은 물론 모기지 페이먼트 상환과 예비금 확보도 어렵고 이 결과 호텔 관리 비용도 최소화했다”라며 “인건비 부담이 높은 업계에서 추가적인 임금 상승은 폐업 외의 대안이 없도록 몰고 가는 조치”라고 한숨지었다.

LA시 등이 관련 용역을 의뢰했던 버클리 경제 및 자문 위원회(이하 BEAR)는 임금 인상과 관련해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BEAR는 임금 인상 후 호텔 숙박비와 관련 업계 임금이 각각 32%와 6%가량 오르게 되면 오는 2028년 소비자 지출은 오히려 2100만달러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금 인상에 따라 6천320여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호텔 업계에 추가적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한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LA시 요식업계가 최저 임금을 올해 4월부터 시간당 20달러로 올리기를 전후해 업계는 단 406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1년 전인 2023년 4~6월까지는 추가 고용수가 9천118개에 달했었다. 이는 임금 인상이 고용 증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된다.

임금인상이 주택난 해결에 도움을 제공할 지도 의문이다.

지난 수년간 이어진 임금 인상에도 지난달 새롭게 착공된 아파트는 단 20곳에 불과한 수준이다.

유럽 관광객을 주로 유치하는 한 여행사의 대표는 “코로나 이전 LA공항 이용객의 수가 연 8800만명에 달했는데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이용객의 수가 7500만명을 전후하는 수준”이라며 “수익이 나지 않는 업계에서 종사자의 임금만을 올린다고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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