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약 3000억원 카드 수수료 인하
카드사 내년도 사업계획 ‘확장보다 안정’에 무게
카드수수료율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으로 내년도 카드사들은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내년부터 영세·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이 인하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감이 느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카드사 내년도 사업계획은 ‘확장보다 안정’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주요 카드사는 올해 3분기 누적 2조원대의 성장률을 이뤘지만 금리 인하 속도 둔화와 환율 상승 등으로 조달비용이 오르는데 이어 영세가맹점 카드수수료율 마저 인하하면서 카드업계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드사가 신용판매 대신 카드론, 리볼빙, 대환대출 등의 고금리 대출상품 판매에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헤럴드경제DB]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는 연말들어 경기변동성이 커진데 이어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대응해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전날(17일) 카드사 CEO 간담회를 개최하고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골자로 하는 ‘2025년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연 매출 10억원 이하 업장에는 0.1%포인트, 10억~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는 0.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카드수수료율 인하는 영세·중소가맹점이 선정되는 내년 2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감 조절도 변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기점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추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고려해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수립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 |
올해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카드업계의 흐름이 내년엔 주춤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BC카드 등 7개 카드사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지배주주 지분 기준)은 2조14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7090억원) 대비 25.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수수료율 인하로 사업수익이 줄어든 카드사가 카드론·대환대출 등으로 수익보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적격비용 재산정을 비롯해 영세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파로 카드사는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신용판매를 줄이는 대신 카드론 공급과 대환대출을 늘리는 등의 전략을 취하게 될 것”이라면서 “회사채·여전채 금리도 상승하면서 조달금리가 높아진 카드사의 비용부담은 이중고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