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탄핵 정국에 ‘골드바’ 사 모았다…안전자산에 몰린 개미

비상계엄 이후 개인, 골드바 640억원 어치 매입
강달러 전망에 금 시세 하락 전망
전문가 “포트폴리오에서 금 비중 유지해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12·3 계엄 사태 이후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자 ‘골드 러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골드바 투자에 눈을 돌리면서 올해 개인의 금 순매수액은 5000억원을 넘었다.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자 대표안전자산인 금을 사 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계엄령이 발표된 다음 날인 4일부터 17일까지 10영업일 간 개인들은 골드바 순도 99.99% 1kg을 640억원 사들였다. 7일 1차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부결되고 첫 거래일이었던 9일과 10일에는 양일간 200억원어치의 금을 쓸어 모았다. 지난달 같은 기간(4~15일) 동안 50억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금 거래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액은 5270억원으로 금 거래 시장에서 가장 큰 손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개인은 97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한국거래소 국제 금 시세 동향에 따르면 g당 금 가격은 12만2410원으로 전년 대비(8만4790원) 44.36% 올랐다. 지난 12월 4일에는 전날 11만9000원대에서 12만원을 돌파했다.

다만, 금은 같은 안전자산인 달러와 경쟁하는 경향을 보여 ‘강달러’가 지속될 경우 금 시세도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매파적 행보로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면 금에 대한 매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P 낮은 4.25∼4.50%로 조정했다. 내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 전망치는 기존 9월(3.4%)보다 0.5%p 높은 3.9%로 제시했다. 0.25%p씩 금리 인하를 할 경우 내년 2차례 인하를 시사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4차례 인하를 예상했던 만큼 강달러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금 시세 하락에도 포트폴리오에서 금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상 주식과 채권의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지만, 둘의 상관관계가 강해 안전자산으로 헤징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해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주식과 채권의 상관계수가 비교적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금 가격의 방향성은 두 자산과 달랐다”라며 “포트폴리오에 여전히 금 비중을 유지해 분산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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