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환·박창환 ‘양창환 시대’…김정희·김정이, 광양시의원 서영배 2명
명창환 행정부지사(왼쪽)와 박창환 경제부지사. |
[헤럴드경제=박대성 기자] 전남에서 활약하는 정치인과 행정가 중에 동명이인(同名異人)이거나 발음이 비슷한 성명으로 인해 겪는 에피소드가 전해져 정·관가 화제다.
전남도청에서는 명(明)창환 행정부지사와 박(朴)창환 경제부지사(행정고시 41회)가 대표적이다.
명 부지사는 고흥 출신으로 순천고와 전남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5년 제1회 지방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희귀성씨인 ‘명씨’ 덕택에 뭘해도 ‘명(名) 부지사’, ‘명 부시장’ 같은 애칭이 따라 붙는다.
조충훈 순천시장 시절 부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직원들로부터 평판이 좋아 차기 지방선거(2026년)에 순천시장이나 고흥군수 출마설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그가 행여나 고흥 쪽으로 출마할까 봐 공영민 고흥군수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다독가’로 알려진 명 부지사는 “현재 김영록 지사님 모시고 도정에만 전념하고 있어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항간의 소문을 부인했다.
광양 출신인 박창환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광주 인성고와 고려대 졸업 후 1997년 공직에 입문한 이래 주로 기획재정부에서 일 해 왔다.
대표적 ‘예산통’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제(정무)부지사로 일하면서 조직 내 리더십과 업무 추진력, 소통 능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만 다를 뿐 두 사람 이름이 같다보니 도청에서는 ‘좌창환 우창환’ 또는 ‘양(兩) 부지사’로 통한다.
김문수 국회의원(왼쪽)과 김문수 전남도의원. |
전남도의회 김문수 도의원(신안1 선거구)의 경우도 종전에는 이름을 헷갈려하는 이가 없었으나, 지난 4·10 총선에서 김문수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이 당선되면서 이름에 얽힌 일화가 전해진다.
특히 지역구인 순천 출신 의원들(8명)은 “도의원 김문수와 국회의원 김문수”라고 정확히 양갈래를 타서 설명하고 있다.
국회 내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문수 의원은 고향에 내려 와 본인의 이름 석자를 알리기 위해 1년 6개월 간 ‘암행어사 박문수’가 연상되는 마패와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폈다.
‘보수주의자’로 전향한 김문수(金文洙) 노동부 장관과는 한자까지 똑같다.
도의회에서는 또한 순천 출신 김정희(金正熙·재선) 의원이 활약하는 가운데 초선으로 입문한 동향 출신 김정이(金正伊) 의원이 합류하면서 발음상 구분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동료 의원들은 끝음절에 악센트를 줘 ‘희’인지 ‘이’인지 명확히 구분 지어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광양시 중동 서영배 의원(왼쪽)과 옥곡면 지역구 서영배 의원. |
광양시의회에는 ‘서영배 의원’이 2명이다.
시청 공무원들은 의회 보고하러 갈 때 ‘중동 서영배’나 ‘옥곡 서영배’라고 지역구 동네이름을 이름 앞에 넣어 혼선을 피하고 있다.
다선인 ‘중동 서영배’ 의원이 전반기 의장을 역임할 때만 해도 ‘서 의장’과 ‘서 의원’으로 구분이 가능했으나, 의장직을 내려 놓고 평의원이 된 후반기에는 두 사람 이름에 동네명을 접두사로 넣어 분류하고 있다.
여수에서는 ‘신안주씨(新安朱氏)’ 지분이 상당하다.
주승용 전 국회부의장과 주철현 국회의원이 활동 중이고, 주종섭 도의원 등 ‘주씨’가 지역 정치권의 세도가문을 형성하고 있다.
전남도청의 한 공무원은 “이름이 같거나 비슷한 분이 많아 간혹 전화를 잘못 걸었다거나 그 분을 지칭할 때 말실수한 적이 있었다”고 경험담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