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엔진 없으면 중국 선박 못 만들어” 韓 선박엔진 역대급 수출 불보듯 [비즈360]

지난달 누적 기준 선박엔진 수출액 8억9816만달러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수치…중국 수출 비중 90%
전방 산업 반등으로 엔진 수요 급증
친환경 엔진 ‘DF 엔진’ 압도적 기술력 보유
트럼프발 호재에 내년에도 상승세 전망


[챗GPT를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우리나라 선박엔진이 올해 역대급 수출액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방 산업인 조선업이 부활함과 동시에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친환경 엔진의 인기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조선 시장 선두 자리를 놓고 우리나라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마저 한국 선박엔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선 시황이 내년에도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선박엔진 수출액은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기준 우리나라의 선박 추진용 엔진 수출액은 8억9816만달러(1조3039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7억9138만달러)을 일찌감치 뛰어 넘었다. 같은 기간 최근 10년(2015~2024년)래 수치를 살펴봤을 때도 가장 높다.

우리나라 선박엔진은 선박 수주량 기준 글로벌 선두인 중국에 대부분 수출됐다. 중국에 수출된 선박엔진은 8억549만달러(1조2000억원)로 전체 수출액의 90%를 차지한다.


수출액 급증에 올해 국내 선박엔진 공장 가동률은 전년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1위 선박엔진 업체인 HD현대중공업의 엔진기계 공장 평균 가동률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46.3%이다. 전년 대비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공장 가동률이 100%를 초과한 건 공장 실제 생산능력보다 생산하는 제품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방 산업 반등이 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 경기침체, 코로나 여파로 오랫동안 주춤했던 글로벌 선박 시장은 2022년을 기점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량이 급격히 늘어나자 선박엔진 수요는 자연스레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 선박엔진 공장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뛰어난 기술력도 상승세에 이바지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친환경 엔진인 이중연료(DF) 엔진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조선 굴기를 외치고 있는 중국마저 현지 업체들 대신 한국 DF 엔진을 선호하고 있다. DF 엔진은 기존 연료인 디젤과 별도로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이다.

HD현대중공업, 한화엔진 등은 DF 선박엔진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고압 직분사 방식의 암모니아 DF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서 주목받았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DF 선박엔진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엔진 공장 전경. [한화엔진 제공]


국내 선박엔진 기업들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호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엔진 사업에서 영업이익 3792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32.2% 증가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같은 기간 한화엔진(744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755.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의 또 다른 엔진 계열사인 HD현대마린엔진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7% 증가했다.

선박엔진 기업들은 내년에도 승승장구할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 시황이 내년에도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대로 LNG 프로젝트를 재개하면 LNG를 실고 나를 수 있는 LNG선 발주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과 2026년에는 LNG선 수요가 연 11% 내외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선박엔진 업체들은 시장 호황에 대비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한다. HD현대는 선박 엔진 생산 포트폴리오를 대형 선박 엔진을 만드는 HD현대중공업, 중소형 선박 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마린엔진 등으로 재편해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추진한다. 한화엔진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과 손잡고 암모니아 엔진 개발에 나서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 공장 외부 전경. [HD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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