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시총<63조달러>, 글로벌 절반 넘었다

11월 기준 전세계 시총 50.3% 차지
1년 간 글로벌 시총 성장세보다
NYSE 1.64배·나스닥 2.28배 ↑
연간수익률, 日·獨·英·中등 제쳐




전 세계 주요 증권시장의 전체 시총 중 미국 한 나라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지닌 가운데서도 견조한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데다, 기업들의 실적이 어느 국가보다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을 빨아들인 결과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감까지 겹치며 미 증시의 향후 전망 역시도 ‘장밋빛’이 가득하다. 반면,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서학개미’들의 미국행(行) 투자 이민 행렬에 속도가 더 붙을 지 관심이 쏠린다.

▶11월 기준 NYSE·나스닥 시총 합산액만 63조弗=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세계거래소연맹(WFE)이 집계한 회원 거래소의 시총 합산액은 117조8676억달러(약 17경1108조원)로 1년 전 99조8499억달러(약 14경4952조원)에 비해 18.04% 늘어났다.

WFE는 전 세계 52개국에서 공적으로 규제되는 80여개 주식·선물·옵션거래소들의 연합체로, 한국거래소도 회원 거래소 중 한 곳이다.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글로벌 1·2위 규모 거래소는 각각 29조7106억달러(약 4경3131조원), 28조1892억달러(약 4경922조원) 수준의 시총을 지닌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이다.

이들 미 양대 거래소의 시총 합산액은 57조8998억달러(약 8경4053조원)로 전 세계 거래소 전체 시총 합산액의 49.12% 수준에 이른다.

최근 1년간 미 NYSE와 나스닥의 시총 성장세는 확연하게 눈에 띄는 수준이었다. 두 거래소의 시총 규모는 각각 1년 전(22조9287억달러, 19조9758억달러)과 비교했을 때 29.58%, 41.12%씩 커졌는데, 이는 글로벌 거래소 시총 전체 합산액의 증가 비율보다 NYSE는 1.64배, 나스닥은 2.28배나 더 큰 수준이다.

11월 말 기준으론 NYSE와 나스닥의 시총은 각각 31조6499억달러(약 4경5946조원), 30조1283억달러(약 4경3737조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기준으로 아직 11월 시총 규모가 집계되지 않은 인도·호주·인도네시아·브라질 등 주요국 증시 시총을 추산해 도출한 전 세계 시총(약 122조8500만달러, 약 17경7108조원)의 약 50.29%를 미 증시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美 증시 수익률, 확실한 글로벌 최강자=미 증시를 향해 투자금이 쏠리고 있는 가장 결정적 이유는 바로 ‘수익률’이다. 올 들어 미 증시 3대 지수의 수익률은 18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나스닥종합지수가 31.33%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3.81%로 뒤를 따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의 수익률은 12.23%로 나스닥·S&P500 지수의 절반 수준이었다.

최근 다우 지수(4일, 4만5015.04), S&P500 지수(6일, 6090.27), 나스닥 지수(16일, 2만173.89) 순서로 ‘역대 최고’ 기록을 기록한 바 있을 정도로 강세를 보이며 투심을 자극했다.

주요 선진국 증시와 비교했을 대 다우 지수를 제외한 S&P500·나스닥 지수의 수익률이 모두 독일 DAX지수(20.71%),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16.43%)를 앞섰다. 범유럽 유로스톡스50지수(9.85%), 영국 FTSE100지수(6.19%)보단 미 증시 3대 지수의 수익률이 모두 월등했다.

인도 니프티50지수(10.33%),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3.71%) 등 개도국 증시와 비교해도 미 증시 3대 지수의 연간 수익률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마저 ‘코리아 엑소더스’ 가속도?=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는 올해 들어 급격하게 높아지는 상황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코스닥 지수의 올해 수익률은 각각 -8.26% (2655.28→2435.93),-21.03% (866.57 →684.36)에 불과했다. 글로벌 주요 증시 내 국내 증시의 ‘소외’ 현상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던 한 해인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와 달리 미 증시에 투자할 경우 장기 우상향한다는 믿음이 개인 투자자 사이에도 굳건해지면서 22%에 이르는 해외주식 양도세도 감수하는 게 이득이란 인식이 보편화됐다”면서 “‘지금도 국장을 하고 있으면 바보’란 자조 섞인 발언이 나오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185억8255만달러(약 172조989억원)로 2023년말(680억2349만달러, 약 98조7225억원) 대비 74.33%나 증가했다. 2019년말(84억1566만달러, 약 12조2136억원)과 비교했을 때는 5년 사이에 무려 14.09배나 커졌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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