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히트작 ‘더 글로리’ 촬영 현장 [사진=넷플릭스]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결국 글로벌 OTT도 출연료 낮춘다?”
회당 출연료 3억~4억원은 기본, 심지어 8억원 받는 유명 배우가 나올 정도로 출연료를 엄청나게 올려놓은 넷플릭스 등 OTT들이 결국 출연료 적정선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사실상 배우들의 출연료를 낮추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0일 OT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들이 적절한 출연료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넷플릭스 관계자는 미디어 행사에서 “출연료는 제작자, 감독님 다 똑같이 느끼는 고민일 것”이라며 “사실 K콘텐츠가 굉장히 잘 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사랑받고 성공하고 있지만, 이렇게 계속 제작비가 늘어나면 결과적으로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배우들은 이제 출연료 회당 8억원 소리를 하는 게 현실이 됐다. 회당 1억원 수준에서 넷플릭스 때문에 주연급 배우 회당 출연료 3억~4억원은 기본이 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넷플릭스 ‘이두나!’ 촬영 현장 [사진, 넷플릭스] |
김정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최근 ‘지속가능한 K-콘텐츠 제작 생태계 조성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톱 배우의 출연료가 급등함으로써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과거 일본 한류, 중국 한류에 비해 OTT 한류의 경우 실제 제작비가 적정 제작비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유명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로 제작비 부담이 가중되자 최근 글로벌 OTT들이 가성비 높은 일본으로 선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상위 1% 배우의 평균 소득이 전체 평균 소득의 60배에 달한다”며 글로벌 OTT의 성장이라는 예기치 못한 환경 변화로 갑작스런 수익 증가가 나타난 만큼 횡재세 부과가 정당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부당한 이중 과세로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에 대해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책이 긴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 [사진, 넷플릭스] |
배우들의 비싸진 몸값과 제작비에 OTT들도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에선 국내 제작비의 반값 비용으로 드라마를 만들 수 있어, 가성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비영어권 콘텐츠 가운데 한국 9%, 일본이 5%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치솟은 콘텐츠 제작비로 일본 콘텐츠에 대한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OTT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 드라마 제작비는 회당 평균 3~4억 원이었다. 최근엔 회당 20억원이 흔해졌다”며 “제작비 상승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는 만큼, 톱 배우들도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