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대통령 머스크” 트럼프 확성기 역할하며 선동…거세지는 비판[디브리핑]

임시예산안 반대글 140여개 SNS 올려 ‘여론몰이’

트럼프, 빅테크 CEO와의 만찬에도 합류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민주 “머스크 대통령”

 

19일(현지시간) 조 로프그렌 미국 연방하원의원이 자신의 엑스(X)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닮은 꼭두각시와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합성 사진을 공유했다. [조 로프그렌 미국 연방하원의원 엑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친구)’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예산 합의안을 거부하게 만들고, 예산에 대한 허위정보를 퍼뜨린다며 “머스크 대통령”이라고 비꼬았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자신의 엑스(X)에 임시예산안을 비판하는 글을 150개 이상 올렸다.

머스크가 올린 글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으나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그는 “임시예산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금이 있다”, “(예산안에는) 워싱턴 새 경기장을 건설하기 위한 30억달러가 있다”는 허위 주장을 펼쳤다고 NYT는 전했다. 폴리티코는 “머스크는 엑스에서 정부를 셧다운(업무중단)해도 중요한 기능은 유지되니 괜찮다고 주장했지만, 필수적인 기능이 유지되더라도 셧다운의 영향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8일 공화당과 민주당은 임시 예산안 처리 시한을 코앞에 두고 추가 임시예산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부채한도 증액 필요성 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정부 업무가 일시 중단되는 ‘셧다운’ 위기에 몰렸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트럼프와 같이 임시예산안을 적극 비판했다.

머스크, ‘트럼프 확성기’ 역할에 만찬도 참여

 

19일(현지시간) 프라밀라 자야팔 미국 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엑스(X)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합성 사진을 올리고 “그림자 대통령 일론 머스크”라고 비판했다. [프라밀라 자야팔 민주당 의원 엑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과 아마존 CEO와의 저녁 자리에도 합류하기도 했다. 같은 날 머스크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트럼프 당선인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3차 만찬을 가졌다. NYT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머스크의 합류는 예상치 못했고, 모임이 진행되는 중에 머스크가 함께했다고 전했다.

이렇듯 머스크는 ‘퍼스트 버디’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트럼프의 행보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막강해 ‘트럼프 확성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엑스에서 트럼프 의 팔로워는 이날 기준 9620만명이지만, 머스크는 트럼프 팔로워보다 2배 많은 2억7090만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재산도 머스크가 월등히 많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재산은 4420억 달러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재산은 66억 10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NYT는 전했다.

“그림자 대통령 일론 머스크” 민주당 의원들 조롱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가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 309에 나란히 참석한 모습. [AP]

하지만 임시예산안과 같은 주요 현안까지 머스크가 관여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그의 행보를 일제히 비판했다. 워싱터포스트(WP)는 “민주당 인사들은 ‘그림자 대통령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진보 인사인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은 머스크를 “지구에서 가장 돈이 많은 대통령”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엑스에 “민주당과 공화당이 몇 달 걸려 협상한 합의안을 지구에서 가장 돈이 많은 일론 머스크 대통령이 싫어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왕의 반지에 입맞춤을 할 것인가? 억만장자들이 정부를 좌지우지하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프라밀라 자야팔 민주당 하원의원도 자신의 엑스(X)에 머스크가 임시예산안에 대한 반대글을 올리고 12시간 만에 트럼프가 “반대”라 올렸다며 “그림자 대통령 일론 머스크”라고 비판했다. 자야팔 의원은 백악관 배경으로 한 머스크의 합성 사진도 올렸다. 조 로프그렌 미국 연방하원의원이 트럼프와 닮은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머스크의 합성 사진을 공유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하원의원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렌 톰슨 공화당 하원의원은 “머스크가 (하원의원이 가지고 있는) 투표권이 있는지 몰랐다”고 전했다. NYT는 “일부 의원들은 머스크가 임시예산안을 막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는 사실에 분노했다”며 “일부는 머스크의 위협이 계속될 경우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우려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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