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조사서 ‘이재명 37%’ 압도적 1위
한동훈·홍준표 5%-오세훈·유승민·이준석 2%
한동훈 추락에 보수 잠룡 ‘춘추전국시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Ⅱ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상법 개정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차기 대통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선호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로 차기 잠룡 구도가 ‘이재명 1강 체제’로 재편된 모습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유력 주자였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추락으로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에게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이 대표는 37%로 독보적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여론조사에 이 대표의 이름이 포함된 이후 최고치로, 이달 초 실시된 같은 조사(29%) 때보다 크게 올랐다.
그 외 주자들은 모두 한 자릿수 득표에 머물렀다. 한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각각 5%,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3%,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각각 2%를 기록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우원식 국회의장은 각각 1%를 받았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전 대표, 우원식 의장을 제외한 보수 진영 대권주자들의 지지율 합계는 19%에 그쳤다. 이 대표 단일 지지율의 절반 수준이다. 응답자의 5%는 이외 인물(1.0% 미만 약 20명 포함)을 지지했고, 35%는 특정인을 꼽지 않았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을 제외한 전 지역·연령·직업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TK)에서도 19%로 1위를 차지했고, 보수층에서도 한동훈 전 대표(12%)와 비슷한 13%를 기록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이 대표의 독주 만큼 두드러진 건 한 전 대표의 추락이다. 그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지난 3월 24%의 선호도를 기록하며 이 대표(당시 23%)를 꺾기도 했으나, 4월 총선 후 10%대에 머무르다 최근 탄핵소추안 가결과 당대표 사퇴 후 5%까지 추락했다. 윤한갈등 장기화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실망감, 비상계엄 사태에서 보여 준 갈지자 행보 등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6일 사퇴 발표 기자회견 후 지지자들을 만나 “포기하지 않겠다”며 정치를 이어 갈 뜻을 내비쳤지만,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현 여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사이익은 홍준표 시장에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18%, 보수층에서 15%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유승민 전 의원도 2023년 12월 조사 이후 약 1년 만에 이번 조사에 다시 등장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때부터 최근까지 쭉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해 온 인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5.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