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는 여전히 부진…호텔·상점도 관광객 줄어 고전
지난 2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경기 침체와 정국 불안에 위축된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통업계가 막판 판촉에 돌입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전자상거래(이커머스)는 ‘최저가’, ‘초특가’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채소, 델리(즉석식품), 축산 등을 중심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간 단위로 했던 행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열었던 이커머스 업계도 연말 결산 세일에 돌입했다. 11번가는 25일까지는 크리스마스, 31일까지는 연말 감사제를 진행한다. SSG닷컴도 연말 행사를 다양한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통합 행사로 확대했다.
백화점도 고군분투 중이다. 이달 추위가 본격화하면서 패션 카테고리가 매출을 견인하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은 이달(1∼19일) 패션 매출이 지난해 같은 요일(3∼21일)보다 15% 증가했다. 아웃도어 매출은 25% 늘었고, 코트 수요가 많은 여성·남성 컨템포러리 매출은 각각 20%, 30% 증가했다.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를 중심으로 럭셔리웨어 매출도 3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이달 아웃도어 매출이 26.3% 증가했다. 영패션, 남성패션, 아동 등 매출도 10%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은 33%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련해 연말 특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연출도 백화점 매출을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몰에 조성된 초대형 크리스마스타운 방문객은 이달 1∼17일 300만명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 잠실 크리스마스 상점에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30만명이 다녀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앞에 설치된 ‘영희’ 조형물. [연합] |
신세계백화점 역시 강남점 크리스마스 상점 매출이 목표 대비 130%를 넘었다. 여의도 더현대서울 크리스마스 연출은 네이버 예약 동시접속자 수가 4만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다.
반면 면세업계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고전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의 이달 1∼18일 내국인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약 22%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도 같은 기간 내국인 일평균 매출이 20% 줄었다.
롯데·신세계·신라면세점은 환율 상승을 반영해 국내 브랜드 정상가에 적용되는 기준환율을 1350원에서 1400원으로 올렸다. 현재 적립금, 할인쿠폰 등을 주는 ‘환율 보상’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올라 내국인 고객이 면세에서 쇼핑하지 않는다”며 “다만 중국과 일본 고객의 타격이 크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전했다.
명동 등 서울 도심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빠져나가면서 호텔과 상점이 울상이다. 박수돈 명동관광특구협의회 사무국장은 “보통 12월의 명동은 여름 해변같이 장사가 가장 잘되는 시기라 밤 11시가 넘어서도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는데 지금은 밤 8시만 되어도 썰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