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가격 상승에 강달러…과자·음료수 내년엔 더 오른다

세계식량가격지수, 19개월만 최고치…코코아·커피 가격 ‘고공행진’
대부분 식자재 수입 중…원·달러 환율 상승에 식품업계 한숨 깊어져
과자·음료수 가격 인상, 이미 현실화…포카리·초코송이·커피믹스 등


서울 한 대형마트 초콜릿 상품 판매대.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먹거리 물가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식품·외식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식재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까지 1450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 127.5를 기록했다. 19개월 만에 최고치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14~2016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난 수치다. 지수는 지난 2월 117.4까지 떨어졌다가 9개월 만에 8.6% 상승했다.

주요 품목군 가운데 유지류 가격 지수는 한 달 만에 7.5% 올랐다. 유지류 중 팜유 가격은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대두유도 수요 증가로 비싸졌다. 해바라기유와 유채유 역시 공급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며 상승했다.

버터, 치즈 등 유제품 가격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유제품 가격 지수는 연초인 1월과 비교해 17.9% 상승했다.

초콜릿 재료인 코코아와 커피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톤당 1만2107달러(약 1757만원)으로 지난달 대비 41.4% 늘었다. 연초와 비교했을 때 183.2% 급등한 것이다.

로부스타 커피는 톤당 5046달러(약732만원)로 지난달 대비 8.4%, 연초 대비 67.6% 올랐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서면서 식품업계 시름은 더 깊어졌다.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 수입 가격이 올라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부분 식자재를 수입하고 있어 환율이 오르면 원가 압박으로 가격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

식품업계는 비축한 원료로 제품을 생산해 당장 가격을 올리지 않겠지만, 내년 초까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면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가격 인상은 현실화하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를 이유로 내년 1월 1일 포카리스웨트와 데미소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 올린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이달 초코송이, 오징어땅콩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올렸다. 해태제과도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인상했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15일 인스턴트커피와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료당 원가 상승이 반영되는 시기는 다르겠지만, 보통 3~6개월로 본다”며 “이미 올해 가격을 인상한 업체들은 추가적인 인상 자체가 부담일 것”이라고 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