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액 사용량 기존대비 60% 이상 줄여
차세대 리튬황전지를 개발한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팀 [KAIST 제공] |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국내 대학과 기업 공동 연구진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에 활용될 수 있는 차세대 리튬황전지를 개발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팀이 LG에너지솔루션 공동연구팀과 협력 연구를 통해 전해액 사용량이 줄어든 환경에서 리튬황전지 성능 저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능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항공용 배터리 시장에서 기존 리튬이온전지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로 리튬황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리튬황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2배 이상의 무게당 에너지밀도를 제공할 수 있어 UAM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기존 리튬황전지 기술은 배터리의 안정적 구동을 위해 많은 양의 전해액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전지 무게가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에너지밀도가 감소하는 문제가 있었다. 전해액 사용량을 줄이는 희박 전해액 환경에서는 성능 열화가 가속화되고 퇴화 메커니즘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UAM용 리튬황전지 개발이 난항을 겪어 왔다.
연구팀은 전해액 사용량을 기존 대비 60% 이상 줄이고도 400Wh/㎏ 이상의 에너지밀도를 구현하는 리튬황전지를 개발했다. 이는 상용 리튬이온전지보다 60% 이상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지며, 안정적인 수명 특성을 확보해 UAM용 배터리의 가장 큰 장애물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성능 저하의 주요 원인이 전극 부식으로 인한 전해액 고갈임을 밝혀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불소화 에테르 용매를 도입해 리튬 금속 음극의 안정성과 가역성을 높이고 전해액 분해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일주 박사과정 학생이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됐다.
연구 책임자인 김희탁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리튬황전지에서 전해액 설계를 통한 전극 계면 제어의 중요성을 밝힌 의미 있는 연구로 대학과 기업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며 “UAM과 같은 차세대 모빌리티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KAIST와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도 차세대 모빌리티를 위한 배터리 기술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2021년 KAIST와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설립한 ‘프론티어 리서치 랩(Frontier Research Laboratory)’에서 수행됐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