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사건을 폭로한 강혜경 씨가 지난 6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강 씨는 김영선 전 국회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다.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3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명 씨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소 두 차례 이상 만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이자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전 직원이었던 강씨는 이날 창원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오늘은 오 시장과 관련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에서 확인한 부분과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조사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씨는 지난달에도 검찰에 출석하며 “오 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13번 실시했고 그 결과가 오 시장 측에 정확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강씨는 이날 홍준표 대구시장의 여론조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 홍 시장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여러 차례 했었다”며 “홍 시장 측의 요청으로 오 시장보다 많은 여론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시장은 앞서 “나는 명태균 따위에 놀아나는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다”라며 명 씨와의 연루설을 일축한 바 있다.
한편 강 씨는 명 씨가 최근 2019년 9월부터 4년간 사용해온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검찰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 “명 씨가 보석을 청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황금폰’을 제출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명 씨는 이날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직후 보석 청구 심문을 받고 허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명 씨 측은 법원이 명씨 구속 사유로 든 ‘증거인멸의 염려가 사라졌다’며 보석이 허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석 허가 결정은 통상 1주일 내외가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