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수고한 시민들에게 격려와 응원 메시지 전달
“DDP는 서울의 랜드마크, 이곳에 사람 모이게 할 것”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디자인재단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지금 소위 서울의 핫플레이스라고 하는 홍대, 성수동, 을지로 등을 보면 그곳만의 문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하나둘 모이고 카페나 상점이 생기면서 발전하게 되는 거죠. 침체한 동대문 상권을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통해 부활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9일부터 매일 저녁만 되면 DDP 외벽이 아름다운 미디어월로 탈바꿈하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길을 가던 시민과 관광객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 아름다운 광경을 감상하기에 바쁘다.
이는 서울시가 진행 중인 ‘2024 서울윈터페스타’의 주요 행사 중 하나로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서울라이트 DDP 2024 겨울’ 현장이다.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5인이 참여한 초대형 미디어아트 작품들은 순식간에 DDP를 아름다운 미디어 전시관으로 바꿔버린다.
서울디자인재단은 19~3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겨울빛축제 ‘서울라이트 DDP 2024 겨울’을 개최한다.[서울시 제공] |
이번 서울라이트 DDP 2024를 총괄 기획한 서울디자인재단의 차강희 대표(62)를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차 대표는 산업디자인계에서는 유명한 인물이다. LG전자 디자인연구소장으로 있으면서 ‘초콜릿폰’, ‘프라다폰’, ‘올레드 TV’, ‘노트북 그램’ 등의 디자인을 총괄했다. LG전자 최초로 슈퍼디자이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 회장을 거쳐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산업디자인 교수로 재직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서울디자인재단 6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디자인 문화 확산과 디자인 산업 진흥을 목표로 디자인을 통해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기관이다. DDP를 중심으로 다양한 디자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차 대표는 “기업과 학교에 있으면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을 해왔다고 자부했지만 디자인을 통해 보다 사회를 계몽시키고 문화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역할을 하려면 이런 공공기관에서 기획하고 실행하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 대표가 재단에 들어와 처음 기획한 행사가 바로 이번 ‘서울라이트 DDP 2024 겨울이다. 이번 행사는 ‘5 Cheers!’(일상, 꿈, 변화, 미소, 관계)라는 다섯 가지 테마를 각기 다른 아티스트의 시선으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내 시민들에게 감동적이고 역동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차 대표는 “연말 정치적인 이슈로 힘들어 하는 분들이 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의 힘으로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올 한 해 수고한 시민들을 격려하고 응원해 따뜻하고 의미있는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는 단순히 미디어전시에만 머물지 않는다. 미디어아트뿐 아니라 카운트다운 이벤트, 미디어파사드, 불꽃놀이, 레이저쇼 등이 준비돼 있다. 또 행사 기간 DDP 디자인 마켓, 포토존 운영, 나이트 푸드마켓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DDP 모습. 손인규 기자 |
차 대표는 “DDP가 처음 지어졌을 때는 ‘우주선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이 있었지만 어느덧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었다”며 “DDP는 이제 새해맞이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에 사람들이 모이고 활기가 넘치면 침체했던 동대문 상권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재단을 통해 서울시를 디자인적으로 우수한 도시로 탈바꿈시킨다는 포부도 밝혔다.
차 대표는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을 넘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도구”라며 “서울을 디자인 도시로 바꾸기 위해 공무원과 우리 시민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