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지난해부터 러시아식 달력 배격
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25일(현지시간) 카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 공습으로 불타고 있는 건물을 수습하고 있다.[로이터] |
소방관들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으로 불타고 있는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의 모처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러시아군이 크리스마스 당일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스템을 겨냥해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정전 사태가 빚어졌고, 그 외 여러 도시에서 정전, 난방 중단 등으로 혼란이 빚어졌다.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카리키우 일대에서 6명이 부상당했고,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에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푸틴이 크리스마스를 의도적으로 공격일로 선택했다”며 “이보다 더 비인간적일 수는 없다”고 한탄했다.
그는 “탄도미사일 등 70개 이상의 미사일, 100개 이상의 공격용 드론이 이번 공격에 동원됐다”며 “공격 목표는 우리의 전력 시스템이다.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전시키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악마가 우크라이나를 무너뜨리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며, 크리스마스를 망치지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리짓 브링크 주 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이번 공습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으며, 공습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방위산업체 가동에 핵심적인 전력 시설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공습의 목적이 이뤄졌다”며 “공격 목표 시설을 모두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은 자체 방공방이 59개의 미사일과 54개의 공격 드론을 격추했다고 반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대해 “도를 넘어섰다”며 비난하고, 미 군사당국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원조를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공격의 목적은 추운 겨울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전력과 난방을 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미국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에 1750억달러(약 255조원)를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에 썼다면서 빠른 종전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이러한 원조가 지속될 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식 달력을 배격한 이후 맞는 두 번째 크리스마스를 앞둔 상태였다.
우크라이나인 대다수 역시 러시아인과 마찬가지로 정교회 신자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와 별개로 세워진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지난해부터 러시아식 달력 대신 서구식 달력을 쓰기로 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식 크리스마스는 1월 7일이지만, 우크라이나는 여타 서구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12월 25일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러시아는 올해 봄부터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의 절반 정도가 훼손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