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평수 강남 경쟁치열-강북 청약미달 ‘극과 극’

중랑 더샵퍼스트월드서울 등 미달
서초·송파는 경쟁률 100대 1 넘어


최근 청약 시장에서 펜트하우스를 비롯한 대형 평수의 아파트가 희소성을 가지며 인기를 끄는 듯 했지만, 이는 강남 등 일부 ‘부촌’ 지역에만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권에서는 84㎡를 초과하는 매물이 파격적인 계약금 조건에도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하는 등 중대형 평수가 외면 받고 있다. 고분양가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랑구·노원구 강북권 청약 ‘대어’…대형평수 일제히 ‘미달’= 3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상봉터미널 부지에 건립되는 ‘더샵퍼스트월드서울’이 1순위 청약을 실시한 결과 평균 9.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은 상봉동에 10년 만에 지어지는 대규모 신축 주상복합으로, 이 단지를 기점으로 상봉·망우 일대가 재개발 될 전망이어서 지역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막상 청약의 결과를 뜯어보면 84㎡를 초과하는 중대형 평수는 다수 1순위 접수 마감에 실패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샵퍼스트월드서울은 ▷39㎡ 50가구 ▷44㎡ 35가구 ▷59㎡ 41가구 ▷84㎡ 244가구 ▷98㎡ 346가구 ▷118㎡ 84가구가 분양됐는데, 중소형 평수는 무난한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98㎡A타입은 83가구 공급에 61가구만 접수됐다. 같은 평형의 C타입과 D타입 역시 각각 84가구, 41가구 접수에 77가구, 26가구만 접수돼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견본주택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최고평수 118㎡의 경우 82가구 공급에 단 42가구만이 접수를 희망해 약 절반밖에 신청되지 않았다. 더샵퍼스트월드서울은 84㎡ 초과 타입(98·118㎡)에 대해 “희소성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하며 계약금을 5%로 낮추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는데, 그럼에도 막상 청약이 실시되자 중대형 평수 분양이 저조한 경쟁률에 그친 것이다.

더샵퍼스트월드서울과 함께 하반기 서울 강북권 청약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노원구 서울원아이파크 역시 유사한 결과를 낳았다. 105㎡ 평수는 40가구 공급에 29가구만 접수됐으며, 112㎡ 평형 역시 B타입과 C타입이 각각 11가구와 12가구씩 미달이 발생했다. 특화설계를 갖춘 펜트하우스의 경우 ▷143.3㎡ ▷145.9㎡ ▷159.4㎡ ▷161.6㎡ ▷170.1㎡ ▷244.2㎡ 등 6개 타입이 공급됐지만 모두 평균 경쟁률이 1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같은 현상에는 고분양가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샵퍼스트월드서울의 경우 98㎡평수의 분양가가 14억200만원부터 15억690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118㎡은 16억1800만원에서 18억1200만원까지 책정됐다. 평당 분양가를 단순 계산할 시 최고 5170만원선에 해당한다. 서울원아이파크 역시 가장 큰 평수인 244.2㎡의 최대 가격은 48억1800만원에 달했다. 단순 계산 시 평당 가격이 6510만원에 이른다. 잠실 래미안아이파크 평균 평당 분양가(5409만원)와 유사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다.

▶강남권은 경쟁률 100대1 넘어…신고가 경신도=강북권과 달리 강남권에서는 대형 평수도 분양 시 1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달 1순위 청약이 실시된 서울시 서초구 아크로리츠카운티의 경우 2가구만 공급되는 144.6㎡ 평형에 총 250가구의 접수가 몰리며 1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분양이 진행된 서울 송파구의 잠실 래미안아이파크 역시 104.3㎡짜리 평형의 A, B, C, D 네 타입 모두 각각 130대1, 76대1, 170대1, 9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강남권의 ‘대형평수 선호 현상’은 매매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전용면적 183㎡은 8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45㎡는 지난 10월 말 역대 최고가인 4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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