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본사. 애경그룹 불매운동 움직임 [연합·엑스(X)]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안전보다 수익을 우선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와 함께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책임 문제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31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애경그룹 계열사 브랜드와 로고 등을 공유하며 제주항공 소유주인 애경그룹 브랜드를 불매하겠다는 글이 퍼지고 있다.
불매 리스트에 오른 브랜드는 2080치약과 리큐, 케라시스, 에이지투웨니스, 트리오 등이다. 한 네티즌은 “사람 생명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여객기 참사 발생 후 온라인상에서는 제주항공이 정비시간을 충분히 갖지 않고 비행시간을 최대한 늘려 수익을 올리는 데 급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제주항공은 2023년 11월 기준 운항 편수와 여객 수에서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 2위를 기록했지만 수익 극대화를 위해 항공기 운항시간을 무리하게 늘린 정황이 드러났다.
올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여객기 평균 가동 시간은 월 418시간으로, 경쟁사들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러한 과도한 운영은 항공기 노후화를 가속화하고 안전 문제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까지 다시 거론되며 애경의 안전 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애경산업은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유해 화학물질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98명에게 폐질환 등을 유발하고 이 가운데 12명을 사망케 한 혐의로 지난 2019년 기소된 바 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참사 당일 사과문을 통해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논란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증시 마지막 날이었던 전날 애경산업 주가는 4.76%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