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및 국과수 관계자 등이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에 파묻힌 엔진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조사 당국은 사고 원인을 밝혀줄 핵심 열쇠로 사고기 엔진에 주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항공기 엔진은 둔덕 흙더미에 파묻혀 있는 상태다.
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미국 합동조사단과 함께 나흘째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위는 사고 원인을 밝혀줄 핵심 부품으로 사고기의 엔진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엔진이 사고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항행계기시설) 콘크리트 둔덕 흙더미에 파묻혀있는 상태로, 엔진 관련 조사는 진행하지 못했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흙더미에 묻힌 엔진을 파내야 하지만 시신 수습 등이 진행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및 국과수 관계자 등이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에 파묻힌 엔진에 덮어둔 덮개를 치우고 있다. [연합] |
조사위는 일부 흙더미에 묻히지 않거나 흙더미 사이로 보이는 부분을 맨눈으로 확인했고, 필요할 경우 삽으로 흙더미를 퍼내며 사고의 실마리를 찾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가 빨려 들어가며 엔진에 불이 붙었다는 생존 승무원의 진술 등 사고의 1차 원인이 조류 충돌로 지목되는 만큼, 엔진에 남은 깃털이나 혈흔 등 조류 충돌 흔적에 대해 맨눈으로 살펴보고 있다.
3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및 국과수 관계자 등이 엔진을 살피기 위해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을 오르고 있다. [연합] |
조사위는 잔해 조사 등 현장 조사가 완료되면 남아있는 기체 꼬리 부분을 정해진 장소로 이동시키고, 엔진 등 중요 부품은 조사위 사무실로 가져와 조사 방식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 수거한 조종실 음성 기록장치는 데이터 추출에 성공해 녹취록 형태로 작성되고 있다. 이를 통해 사고 직전 조종실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합동조사단 관계자들이 로컬라이저 둔덕에 파묻힌 엔진을 꺼내는 작업 도중 기체 인근에서 용접하다가 불이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비행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비행기록장치는 일부 부품이 파손돼 조사관 2명이 제조국인 미국으로 가져가 분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사위는 엔진 조사 이외에도 운항과 정비, 랜딩기어 등 분야별 전문그룹을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 둔덕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원인과 사고기 조종사에게 이러한 사실을 교육했는지 등도 확인한다.
최종 조사 결과는 이어지는 사고기 잔해 및 데이터 분석·시험, 보고서 초안 작성, 공청회, 국가 의견수렴,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최종 공표된다.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기까지 최소 1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