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온가족 잃은 70대男, 36년간 한 일에 ‘뭉클’

중국 산시성 옌안시에서 장아이칭(74)이 교통 정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교통사고로 아내와 여동생, 두 자녀를 모두 잃은 한 중국 남성이 36년 동안 교통 안전을 지키는 봉사를 해 화제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아이칭(74)은 여동생을 1990년 교통사고로 떠나 보냈으며, 6년 후 또 다른 교통사고로 그의 아내와 두 쌍둥이를 모두 잃었다. 이후 장씨는 그의 고향인 산시성 옌안시의 한 거리에서 36년간 교통을 통제하는 자원 봉사를 하고 있다.

장씨는 떠나간 가족들을 그리워만 하면서 집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며 봉사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그는 매일 오전 6시께 옌안시의 한 병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출퇴근 시간에 교통 질서를 지키는 활동을 한다.

장씨를 잘 알고 있는 한 시민은 장씨가 무료로 정맥류 수술을 해준 병원에 보답하기 위해 해당 병원 앞에서 교통 정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장씨는 그의 친구들에게 10일 간격으로 안부 문자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마땅한 수입이 없는 장씨는 종종 남은 밥과 즉석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고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먹을 여유가 있다고 SCMP는 전했다.

교통 정리 활동을 하지 않는 날에는 거리에서 인신매매범에 대한 경고 문구가 적힌 나무판을 들고나오며 시민들에게 기부를 받는다. 장씨는 300명이 넘는 도둑과 인신매매범을 잡았다고 한다.

그는 또한 돈을 벌기 위해 길거리에서 빈 병을 모은다. 장씨는 이렇게 모은 돈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씨의 이야기가 소셜 미디어(SNS)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그의 영상은 400만명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는 이제 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 장씨를 실제로 본 중국 누리꾼들은 “그가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 과한 행동을 보이는 때도 있지만, 그는 사람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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