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트럼프 2.0 파고속 2025 산업별 전망 분석
한신평, 2025년 증권산업 ‘비우호적’ 평가
여의도 증권사 전경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올해도 쉽지 않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리스크와 국내 내수 부진과 정치적 불확실성 가중으로 올해 경제시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해외 주식에 쏠린 투자자들의 관심은 국내 증권사 간 실적 양극화 현상을 견고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7일 ‘경기 둔화와 트럼프 2.0의 파고 속 2025 산업별 전망 분석’을 주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경제 및 증권 산업을 종합 진단했다.
최형욱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실장은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극대화될 정책 불확실성에 주목했다. 최 실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및 공급망 분절화 확대 시 글로벌 성장이 저해돼 연쇄적인 보복관세로 악영향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은 2025년 국내 경기 둔화를 예상했다”며 이는 수출 부진이 큰 원인이라고 전했다. 2024년 이미 기대에 못 미친 내수회복과 최근 수출둔화의 영향도 원인이다.
최 실장은 “특히 금리인하 등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혼란에 따른 민간소비 개선의 지연, 보호무역기조에 따른 수출 부진 등으로 성장둔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위험 요인도 각각 제시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 재발 우려와 지정학적 긴장 그리고 국가별 시장 차이(divergence)를, 국내의 경우는 정치적 불안·반도체 경기 약화·글로벌 보호무역주의·내수부진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미국과 국내 금리인하 방향은 다르게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실장은 “미국의 경우 근원물가의 하방경직과 성장소비고용 지표의 호조에 더해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발생할 리플레이션 가능성 등이 금리인하를 지연할 것이라고 봤으나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 및 경기고용 전망의 차이로 인해 금리정책이 미국과 차별화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증권업 또한 업황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올해 증권 산업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제시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국내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회복속도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 연구원은 “대형사의 경우 해외증시 거래대금 증가를 통해 실적 보완이 가능하나, 외화 거래대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사에겐 힘든 업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과거 최대 실적의 약 90%가량을 회복한 반면, 중소형 증권사 순수익 복원력은 55%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금융(IB) 부문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위축으로, 사업 부문이 다각화되어 있지 않은 중소형사에겐 취약했던 지난해였다.
여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는 대손부담이 완화되고 수익창출력 회복이 나타났지만, 중소형 증권사는 대손부담이 진행 중이고 수익원 확보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금융을 대체하는 수익원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 또한 “국내 증시 부진으로 대형 증권사를 통한 외화 증권 거래가 늘어나고 있어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투자 중개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쉽지 않아 당분간 이런 실적 차이가 지속될 것”라고 봤다. 그러면서 중소형사가 위험 부담이 높은 IB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움직임은 경계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