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 60% “환율 1300원대로 올 사업계획”…치솟은 달러값에 실적 빨간불

대한상의 국내 50대기업 환율영향 조사
‘1350~1400원’ 33.3%, ‘1300~1350원’ 29.6%
“외환 유동성 지원 확대·시장 안정조치 필요”


지난 2024년 12월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11시 7분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82.90원을 나타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원·달러 환율 급등에 우리 기업들이 원자재 조달 비용 증가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환율 영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곳 중 6곳은 올해 사업계획에 1300원대 환율을 적용했다고 9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을 1350~1400원 범위로 설정한 기업이 33.3%로 가장 많았고, 1300~1350원 범위가 29.6%로 뒤를 이었다.

1400~1450원 범위의 환율을 적용한 기업은 18.5%였으며, 현재의 수준인 1450~1500원 범위로 예측한 경우는 11.1%에 그쳤다.

즉 10곳 중 6곳은 올해 사업계획에 1300원대 환율을 적용한 셈이다. 대한상의는 이보다 높은 환율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환율 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12월 초 비상계엄 사태에 1430원대까지 오르고,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025년 금리인하 횟수를 조정하겠다는 발표가 나오며 1450원을 넘어섰다. 이후 27일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표결 직후 1470원을 돌파했으며 현재는 1450원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환율 수준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기업 44.4%가 ‘1450원 이상 1500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현재 수준보다 오른 ‘1500원 이상 1550원 미만’을 전망한 기업도 18.5%에 달했다.

환율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는 잠재적 요소로는 복수 응답을 기준으로 ‘국내 정치적 불안정 지속’(85.2%)과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본격 개시’(74.1%)를 꼽은 답변이 많았다.

기업들이 고환율로 인해 겪고 있는 어려움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원자재 및 부품 조달 비용 증가’가 3.7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해외투자 비용 증가’(3.30점), ‘수입 결제 시 환차손 발생’(3.15점), ‘외화차입금 상환 부담 증가’(2.93점) 순으로 나타났다.

불안정한 환율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제로는 ‘기업에 대한 외환 유동성 지원 확대’(63%)와 ‘긴급 상황 시 외환시장 안정조치 시행’(63%)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 유동성 지원 확대와 함께 우리 경제의 과감한 체질개선과 구조적 전환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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