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뻘뻘 흘리던 추석…작년 관측 이래 역대 최고로 더웠다 [세상&]

9일 기상청 ‘2024년 연 기후분석 결과’ 발표
연 평균기온 ‘14.5도’로 평년보다 2도 웃돌아
‘덥지 않은 달’ 없었다…연간 열대야일수도 최고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난해 8월 1일 오후 한 상인이 선풍기 바람을 쐬며 더위를 달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연 평균기온이 사상 처음 14도를 넘어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9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연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 평균기온은 14.5도로, 전국적으로 기상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이는 종전 기록인 2023년 13.7도보다 0.8도 높은 수치이며 평년(1991~2020년 평균) 대비 2도나 웃돌았다. 한 해 평균기온이 14도를 넘기는 건 작년이 처음이다.

기온 신기록이 세워진 건 작년에 ‘덥지 않은 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작년 열두 달 중 평균기온이 평년기온보다 낮은 달은 단 한 달도 없었다. 5개달(2·4·6·8·9월)에선 월 평균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늦더위가 계속된 9월은 월 평균기온 24.7도로 평년기온(20.5도)보다 4.2도 높아 열두 달 중 가장 큰 편차를 보였다.

연도별(1973~2024년) 연평균기온(℃). 2024년 우리나라 연 평균기온은 14.5도로, 전국적으로 기상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기상청 제공]


연간 열대야일수 역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열대야가 9월까지 이어지면서 연간 열대야일수는 역대 가장 많은 24.5일로 평년(6.6일) 대비 약 3.7배에 달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기온이 높아지게 된 주요 기후학적 배경에는 ▷높은 해수면온도 ▷티베트고기압, 북태평양고기압 등 고기압의 발달 등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해역을 비롯한 북서태평양의 해수면온도는 연중 평년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남풍 계열의 바람이 해상을 지날 때, 주변의 높은 해수면온도의 영향으로 기온 상승 효과가 나타났다.

북인도양에서도 해수면온도가 높았다. 이 해역에서 활발히 상승한 공기는 대류권 상부(고도 약 12km)에 티베트고기압을 발달시켰고, 이 고기압이 우리나라까지 확장하거나 우리나라 동쪽에 고기압을 유도했다.

2024년 고온 관련 주요 기후인자 영향 모식도. [기상청 제공]


2024년 연 강수량은 1414.6mm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1973년 이후 처음으로 2월 강수량이 8월 강수량보다 많은 등 강수량 경향은 시기별로 평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비가 적게 오는 시기인 2월의 강수량은 102.6mm로 평년(35.7mm) 대비 287.0% 수준에 달해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우리나라 동쪽에서 발달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다습한 남풍이 불었던 탓이다.

반면, 통상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인 8월 강수량은 87.3mm로 평년(282.6mm) 대비 30.7% 수준에 그쳐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 작년 8월에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시에 우리나라 상공을 덮으면서 고기압권에서 비가 적게 내렸다.

여름철 강수량은 602.7 mm로 평년(727.3 mm) 대비 적었지만, 여름철 강수량 중 78.8%(474.8mm)가 장마철에 집중됐다. 이는 1973년 이래 가장 큰 비율이다.

아울러 작년 우리나라 해역 해수면온도는 18.6도로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17.3℃)보다 1.3도 높았으며, 최근 10년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특히, 9월 해수면온도(27.4℃)는 최근 10년 평균(24.2℃)보다 3.2℃ 높아 다른 달에 비해 편차가 컸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2024년은 우리나라의 연 평균기온이 역대 1위를 경신하고. 기록적인 열대야와 집중호우 그리고 이례적인 11월 대설 등 다양한 형태의 이상기후가 나타나 국민이 많은 불편과 피해를 겪었다”면서 “기상청은 이러한 기후위기 시대에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우선적으로 대응하고 기후변화의 과학적 원인 분석과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시기별, 주요 요소별 기후학적 원인 등을 포괄적으로 담은 ‘2024년 연기후특성보고서’는 2025년 2월 말께 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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