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공의 집단행동 교사로 면허 정지도
정부에 의료개혁 중단, 2025년 교육 계획 촉구
제 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당선된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당선증을 받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대한의사협회 새 회장에 ‘강경파’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이 선출됐다. 전공의들 집단행동을 교사한 혐의로 면허정지 3개월 처분을 받기도 한 김 신임 회장은 의협 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된다. 강경파 회장의 선출로 1년 간 이어진 의정갈등의 강대강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의협은 지난 8일 이틀 간 진행된 결선 투표에서 김 회장이 총 2만8167표 중 1만7007표(60%)를 얻어 제43대 회장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기호 2번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1만1160표(39.62%)에 그쳤다. 김 회장은 탄핵으로 임기를 마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잔여 임기인 2027년 4월 30일까지 약 2년 3개월 동안 임기를 수행한다.
김 회장은 전공의와 의대생의 교육을 정상화를 우선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공약으로 ▷사직 전공의·휴학 의대생 지원 강화 및 수련·교육 정상화 ▷수가 개선 ▷의료소송 지원 강화 ▷의대생 준회원 자격 부여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원 기능 강화 등을 내걸었다.
대정부 투쟁 수위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의협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의협의 투쟁을 이끌었다. 3월에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교사했다는 이유로 의사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후 지난 7월 복귀했다.
또 사직 전공의의 지지를 받은 김 회장은 강경한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장 등 사직 전공의도 김 회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정부를 향해 의료개혁 중단과 2025학년도 의대 교육의 실행 가능한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제 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당선된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결선 개표식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
그는 1차 투표 개표일인 지난 4일에는 “지금 대통령이 궐위 상태이므로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은 잠정 중단하는 게 맞다”며 “현재 추진하는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잠정 중단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당선 직후 밝힌 당선 소감에서 김 회장은 “2025학년도 교육이 가능한가에 대해 정부가 교육 마스터 플랜을 내야 한다”며 “그 교육 훈련을 제출해야만 2026년도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정부의 대답을 촉구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의료 대란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도 많은 위급함이 나타나는 시기”라며 “현재 달려가고 있는 폭주 기관차의 기관사가 하차한 상태지만, 남은 폭주 기관차를 멈출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모든 상황이 비정상화돼 있는데,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라며 “14만 대한의협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뛰고,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 전문가 단체로서 대한의협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1964년생으로 경상국립대 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다. 춘천시의사회 회장, 강원도의사회 회장 등 지역의사회 회장을 지냈다. 또 대한의사협회 간호법저지비상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의대증원저지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오며 대정부 대응 역량을 갖춘 인사로 평가받는다.